10일 노동신문 "러·중 미사일이었다면 가만히 있겠나"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미국이 영국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는 것과 관련, 북한은 '이중기준'이라고 반발했다.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영국의 SLBM이 미국 영해에 떨어져도 별다른 입장이 없다는 것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미국식 이중기준은 절대로 통할 수 없다'는 제하의 글에서 "미국은 영국의 탄도미사일이 자기 영해에 떨어졌는데도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전략 핵잠수함인 'HMS 뱅가드'는 지난 1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인근 해상에서 SLBM인 '트라이던트 2'를 시험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모의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은 당초 수천㎞를 날아 브라질과 서아프리카 사이 대서양에 떨어질 예정이었으나, 발사 직후 잠수함에서 불과 수m 떨어진 바다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신문은 "미국은 이를 크게 문제시하고 영국에 엄중히 항의하여야 한다"며 "자국과 국민들의 안전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응당히 그랬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저들의 턱밑에서 미사일 사고가 났는데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천연스럽게 놀아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미국 땅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들이 국방력 강화의 일환으로 전술미사일을 한두 발쯤 발사해도 무슨 큰일이나 난 것처럼 위험이니, 도발이니 하고 법석 떠들던 것과는 너무나도 상반되는 행동"이라며 "러시아나 중국의 탄도미사일이 자기 영해에 탄착되었더라면 미국은 가만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가 적대 세력들의 군사적 위협이 더욱 노골적이고 위험천만하게 극대화되는 엄중한 정세에 대처하여 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할 때마다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악청을 돋구어대고 있다"며 "반면 한국 괴뢰들이 강행하는 침략적이며 도발적인 짓거리에 대해서는 극력 감싸주며 비호 두둔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주권 국가들의 자위적 조치들을 시비할 권리도 자격도 없다"며 "저들은 아무 때나 미사일을 발사해도 문제시될 것이 없고 다른 나라들이 자위를 위해 진행하는 미사일 발사나 훈련은 위법으로 된다는 그따위 미국식 이중기준은 절대로 통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영국 국방부는 이번 SLBM 발사 실패에 대해 "시험 도중 비정상 현상이 발생했다"며 "국가 안보상의 문제로 우리는 이와 관련해 더 이상의 정보를 알릴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2016년 6월 다른 뱅가드급 잠수함인 HMS 벤전스호가 '트라이던트 2'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때도 기능 이상으로 목표인 서아프리카 인근 남대서양이 아니라 미국 쪽으로 날아가 자동 파괴된 적이 있어 영국의 SLBM 운용 능력에 물음표가 붙는 상황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