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주총까지 일동제약이 유리”…“장기적으로 M&A 가능성 충분”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녹십자의 일동제약에 대한 인수합병(M&A) 행보의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열리는 일동제약 정기 주주총회에서 녹십자의 일동제약에 대한 M&A 타진이 새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는 지난 1월 일동제약 주식 315만주를 개인주주로부터 매집하면서 단숨에 일동제약 2대 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막았다.이로 인해 녹십자의 일동제약에 대한 M&A 의도는 분명해졌고, 일동제약의 경영권은 위기에 놓였다고 업계는 진단했다.임시주총에서 진행된 지주사 전환 안건은 윤원형 일동제약 회장의 취약한 지배구조에 대한 경영권 방어책이는 게 업계 시각이다.이번 지주사 전환 무산으로 경영권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윤 회장은 오는 21일 정기 주주총회까지 녹십자와 지분경쟁에 들어 간 상태다.양사의 경영권 전쟁을 두고 업계는 M&A의 장·단기적 진행과정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일동제약의 승리를, 장기적으로는 녹십자의 승리를 각각 점치고 있다.
이번 정기주총에서 녹십자가 이사 추천 등을 통해 경영권 참여를 시도하더라도 일동제약 측 인사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안건심의를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들이 통과시키지 않으면 주주총회 안건에 올라갈 수 없다는 것.하지만 장기적으로 이사회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에 녹십자 측의 인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한다면 주총 상정에 이어 M&A까지 가능하다.녹십자의 현금 보유는 충분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관계사인 한일시멘트를 통해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현재 녹십자의 일동제약에 대한 적대적 M&A 움직임은 제약업계의 관심이 뜨거운 사안이다.녹십자는 지난해 8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업계 2위 회사다. 또한 일동제약은 지난해 36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업계 7위를 기록했다. 이들 회사가 합병하면 업게 1위 유한양행(9100억원)을 단숨에 뛰어 넘는 국내 수위 제약사로 거듭나게 된다.실제 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사업에 치중하고 있고, 일동제약의 제네릭·일반의약품 사업과 합병했을 경우 매출의 단순 합산이 실제와 많은 오차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녹십자가 단기적으로 M&A를 위해 무리수를 둘 경우 녹십자도 역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양사의 사활이 걸린 총력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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