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뭉칫돈 미국행…“증시 더 뛴다” 과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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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뭉칫돈 미국행…“증시 더 뛴다” 과열 우려도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5.30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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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보관액 108조원 육박...'사상 최대'
엔비디아 랠리·美 증시 활황에 뭉칫돈 몰려
서학개미들의 뭉칫돈이 미국 주식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학개미들의 뭉칫돈이 미국 주식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미국 증시가 활황을 보이며 투심에 불이 붙었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역대 최대치로 불어났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잔액 중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일각에선 기술주들의 고평가 부담과 환차손 위험 등 투자 과열현상을 경계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뉴욕 증시가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서학개미의 이달 미국주식 규모도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790억1231만 달러(107조733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11년 이후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다. 올해 1월만 해도 미국주식 보관액은 646억9353만 달러로 700억 달러를 밑돌았지만 2월 721억6138만 달러, 3월 748억2886만 달러, 4월 725억7570만 달러로 점차 늘어났다. 서학개미 보관금액 1위 종목은 엔비디아였다. 지난 28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엔비디아 주식 보관금액은 110억7690만달러(약 15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날 테슬라 보관금액은 106억7794만달러(약 14조7000억원)로 엔비디아에 근소하게 뒤처졌다. 서학개미들 사이에서 테슬라의 장기집권 시대가 저물고 엔비디아가 그 자리를 꿰찬 셈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금액 1위 종목 교체는 약 4년 만이다. 올해 약 5개월간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11억8천510만달러(1조6천억원), 엔비디아는 5억1천599만달러(7천억원) 순매수 결제한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순매수 결제 규모는 테슬라가 엔비디아보다 많지만, 최근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가 테슬라를 압도하면서 주가를 반영하는 보관액 규모는 엔비디아가 테슬라를 앞지를 수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투자가 급증한 배경은 현지 증시 활황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역사상 처음으로 4만 선을 돌파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5300선을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올 들어 나스닥 지수는 12.13%, S&P500 지수는 11.56%, 다우존스 지수는 4.38%나 오른 데 반해 코스피 연초 이후 상승률은 2.59%에 그쳤다. 특히 이날부터 미국 증권시장 결제주기가 사흘에서 이틀로 하루 단축됨에 따라 미국 주식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주식·채권의 결제 주기를 기존 'T(매매거래일)+2'에서 'T+1'로 단축한다. 따라서 앞으로 월요일 밤(한국시간)에 미국 주식을 팔면 수요일에 대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국내 증권사들과 월가에서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있는 연말까지 뉴욕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앰플리파이에 따르면 미 대선이 있는 해의 주가 평균 상승률은 S&P500 11.6%, 나스닥 9.3%, 다우존스산업 평균 9.1%를 기록했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0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700에서 최대 5800까지 오르고 나스닥지수는 최대 1만930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연준의 선제적인 유동성 공급 의지는 대선 전까지 유지되고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실적으로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성을 증명해 AI모멘텀도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중동 불안, 금리 인하 지연 우려 등으로 증시가 다소 부진했던 지난달에도 고위험 투자를 늘려왔다는 점이다. 상위 10개 순매수 종목 중 레버리지나 비트코인 관련 고위험 투자 비중이 지난 1~3월 15%에서 4~5월 41%로 크게 확대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증시 랠리를 견인한 대형 기술주들의 고평가 부담이 커졌으며, 금리 인하 개시 후 달러화 약세로 인한 환차손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는 경고다. 앞서 한국은행은 1분기 말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이 해외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증가해 2조3천725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지난 3월 블로그에서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주식 중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말 39%에서 2023년 말 48%로 높아졌고, 대형 기술주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에서 특정 종목에 대한 편중이 심화하고 레버리지 ETF 투자가 늘어나는 등 리스크 선호 경향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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