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美-中 해상패권 증폭…K-조선, 새 성장동력 확보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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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美-中 해상패권 증폭…K-조선, 새 성장동력 확보 기대감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4.06.0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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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세계 최대 선박 생산능력…韓, 글로벌 1위 점유율 난항
美, 中조선업 제재 움직임…韓조선업, 中 수요 대체 반사이익
美, 아시아 해군력 유지비용 부담…한화·HD현대, MRO 수주 기대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인도한 17만 4천 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 제공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인도한 17만 4천 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 제공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미국과 중국의 해상패권 주도권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과 세계 1위 조선업을 다투는 우리나라에 이러한 미·중 패권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미국의 중국 조선업 불공정 거래에 대한 조사와 미 해군의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위탁사업을 국내 조선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 초 역대급 수주행진을 이어가 중국을 제치고 글로벌 수주량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341만CGT(표준선환산톤수) 중에서 한국이 171만CGT를 가져와 점유율 50%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중국(141만CGT)로 점유율이 41%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 3월부터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에 수주량이 크게 밀리기 시작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3월 기준 중국이 358만CGT(91척)를 수주해 76%의 점유율로 1위를, 우리나라는 5분의 1 수준인 67만CGT(13척·14%)를 수주하는 데 그쳐 2위를 기록했다. 4월 기준으로도 중국이 358만CGT(91척)를 수주해 7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반면, 한국은 5분의 1 수준인 67만CGT(13척·14%)를 수주하는 데 그쳐 2위에 머물렀다. 국내 조선업이 중국의 생산능력을 현실적으로 능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해운·조선업 2024년 1분기 동향’ 보고서에서 “중국은 한국보다 더 큰 (선박) 생산능력을 유지하고 운영 중에 있다”며 중국이 △자국의 전략적 발주 확대 △과거 일본이 수주하던 중형선 시장 잠식 △대형선 영업력 확대 등으로 확장해 가는 만큼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을 점유율에서 능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조선업계가 내부 경쟁력만으로는 중국을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차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의 중국 조선업 견제 움직임은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구실로 해양·물류·조선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에 나선 상태다.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산 선박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중국산 선박 수요 감소가 국내 조선업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 상선 생산능력은 단기간 회복이 어려운 실정이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 집계에 따르면 세계 상업용 조선시장 점유율은 중국(46.59%)에 이어 한국이 29.24%로 2위다. 미국이 중국 조선업 제재를 본격화활 경우 한국 조선업계가 새로운 사업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체들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탄소 저감 친환경 선박 수주에 집중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미국의 이러한 시도와 관련해 국내 조선사들을 주목했다. 미 해군의 함정 MRO 사업도 국내 조선사들에 새로운 기회다. 최근 중국은 해군력을 급격히 증강하면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함정 보유수에서 중국(370척)은 미국(292척)을 앞질렀다. 강력해진 중국의 해군을 상대해야 하는 미국은 현재 운용 중인 해군 전력의 유지보수에 대해 거리적인 어려움과 비용 문제 등을 느끼고 있다. 미 해군이 우수한 함정기술과 설비를 보유한 우방국에 함정 MRO 업무를 위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이유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은 “아시아 전역에서 미국 해군함정 수리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델 토로 장관이 지난 2월 국내서 함정을 만드는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을 찾기도 했다. 델 토로 장관은 세계 1위 HD현대중공업 조선 야드를 둘러본 후 함정을 건조하는 특수선 야드를 방문했다. 특수선 야드에서 올해 인도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인 우리나라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과 신형 호위함 ‘충남함’ 등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하고 있는 주요 함정을 살펴봤다. 델 토로 장관은 한화오션도 방문, 권혁웅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함정 건조 현장을 둘러보고 건조 중인 대한민국 최신예 잠수함 장보고-III 배치-II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한화오션은 국내 업계 최초로 MRO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기술이전 및 근접지원센터 등을 포함한 종합 MRO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해외기업과의 적극적 기술협력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한화오션은 장보고-I, II급 창정비 24척, 장보고-I급 성능개량 3척을 수행했으며,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3척의 성능개량 사업을 수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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