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상기후 여파로 올여름도 많은 비… 2022년 ‘물 폭탄’ 재발 우려
상태바
[기획] 이상기후 여파로 올여름도 많은 비… 2022년 ‘물 폭탄’ 재발 우려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4.07.01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가들, 꼼꼼한 사전점검 통한 대비 당부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이상기후 여파로 올해 여름에도 지난 2022년 때처럼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이라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제주에 600m(누적)가 넘는 비를 쏟아부은 비구름이 북상함에 따라 신속한 현황점검 및 인명·재산피해를 막기 위한 추가 대비를 촉구하고 있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9월 강수량은 2022년과 비슷하거나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비가 강하게 내리다 해가 뜨는 현상이 반복될 중부 지방은 본격적인 장마에 접어들면 최대 120mm 이상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본 규슈 지역까지 확장되면서 정체전선이 북상하는 중 서쪽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빠르게 접근해 서울과 경기, 강원과 충청 등 중부 지역에 집중호우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남쪽에서 유입된 따뜻한 수증기로 인해 강수량이 많아졌고 강한 바람도 불 수 있단 뜻이다. 2000년대 들어 온종일 하늘에 구멍이 났나 싶을 정도의 폭우가 쏟아지다 갑자기 해가 뜬 후 천둥과 낙뢰를 동반한 빗방울이 다시금 떨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이는 대기 흐름이 막혀 움직이지 않는 ‘블로킹 고기압’ 현상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거대한 고기압이 한반도 위쪽에 자리 잡아 장마전선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올라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 북상하지 못한 채 수증기를 머금은 구름이 한반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강한 비를 동반한 장마가 이어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블로킹 현상이 잦아진 이유를 이상기후에서 찾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극 지역과 중위도 기온 차이가 발생해 공기 순환이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특정 지역에만 계속해서 폭우가 쏟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이미 한국 여름철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동남아시아처럼 스콜성 호우가 내리고 밤에는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현상이 자주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2022년 이러한 폭우가 4일간(8월 8일~11일) 이어진 수도권에선 물 폭탄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당시 수도권에는 비가 내리지 않거나 적은 양만 내린 남부와 달리 8월 8일에만 381.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에 따라 14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재산피해는 최소 658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재민만 876세대에 달했다. 김승배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은 “이러한 피해를 남긴 폭우는 기후변화로 인해 대기 중 수증기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지구를 덮은 공기가 따뜻해졌고 이러한 현상은 더 자주 발생하고 강력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현호 공주대 교수도 “뜨거운 공기가 오후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육지에서 만나 위로 올라가면서 국지적으로 굉장히 강한 비가 내리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현상(폭우)을 모두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단정 짓긴 어려우나 지구 온도가 계속 오르면 더 자주 그리고 강하게 일어날 수 있단 주장은 대체로 맞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도 현장 점검에 나섰다. 2022년 가장 큰 피해를 본 경기도는 김동연 지사를 필두로 지하주택과 지하주차장 침수 대비 대책, 재난 CCTV 가동 현황 등을 직접 점검했다. 지휘계통을 밟지 않아도 좋으니 인명 피해가 없도록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라는 결정까지 내린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8일 제115차 중앙안전관리위원회 겸 중앙지방안전점검회의에 참석했다. 국민재난안전포털은 많은 비가 내릴 경우를 대비한 국민행동요령을 발표했다. 자주 물에 잠기는 지역 등 위험한 곳에 머무르고 있는 경우 즉각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이 교수는 “지난 1960년대 이후 한반도에선 강한 비가 내리는 빈도가 늘고 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예상치 못한 수해를 막기 위한 치수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처럼 비가 한 번에 강하게 내리면 이를 즉각 대비하긴 어렵다”며 “시간당 80mm 비가 내린다고 가정할 때 즉각 대피하거나 물을 빼내기는 어렵기에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고 대비해두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좌우명 : 언제나 긍정적인 '라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