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큐텐 사태’… 대규모 소송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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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큐텐 사태’… 대규모 소송 불가피
  • 강소슬 기자
  • 승인 2024.07.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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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자본잠식 상태…카드 결제·환불도 막혀
“구영배 대표 오판…나스닥 입성 위한 M&A 무리수”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 정산 지연사태가 소비자에게로 번지며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사진=연합뉴스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 정산 지연사태가 소비자에게로 번지며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싱가포르 이커머스 큐텐(Qoo10) 그룹 산하 계열사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입점 기업과 중소상공인,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대규모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 로펌은 파산에 대비해 집단 소송 참여를 유도하며 내용증명 발송을 권고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큐텐 사태’는 위메프에서 티몬까지 정산 지연이 이어지며 벌어졌다. 이달 초 위메프 입점 판매자(셀러) 500여명은 지난 5월 상품 판매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위메프는 전상상의 오류라며 7월 12일까지 정산 지연 대금 지급을 모두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모기업 큐텐은 지난 17일 2주 이상 정산이 지연된 거래 대금에 대해 연이율 10% 지연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입장문을 냈다. 하지만 티몬에서도 연이어 정산 지연사태가 일어났다. 티몬은 22일 “부득이하게 정산금 지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지했다. 이어 23일에는 티몬과 위메프의 결제 승인·취소를 대행하는 PG사(결제대행업체)가 기존 결제 건에 대한 취소를 막으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고객들은 숙박권, 항공권 등 이미 지불한 금액을 환불받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티몬 캐시의 페이코 포인트 전환 및 해피머니 거래도 중단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티몬이나 위메프에서 결제할 경우 PG사를 통해 결제하는데, 판매자가 고객에게 상품을 제공하지 않으면 카드사에 민원을 넣어 강제로 결제 취소하고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며 “카드사는 고객에게 취소한 금액만큼 PG사에 취소대금을 요청하고 PG사는 티몬이나 위메프에게 돌려받아야 하지만, 돌려줄 돈이 없다면 PG사가 해당 금액만큼 손실을 떠안게 되기 때문에 발을 뺀 상황”이라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티몬과 위메프 보고 미정산액이 1700억원이라고 25일 밝혔다. 티몬과 위메프는 모두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자본총액이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티몬은 지난 4월 마감이었던 지난해 감사 보고서도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2022년 기준 티몬의 유동부채는 7193억원으로 유동자산 1309억원의 5배를 넘어섰다. 위메프도 지난해 말 기준 유동부채가 3098억원으로 유동자산 617억원의 5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은행들도 판매자에 대한 선정산대출도 일시 중단한 상태다. 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은 23일부로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선정산대출 실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선정산대출은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 고객이 은행에서 판매 대금을 먼저 받고, 정산일에 이커머스가 정산금을 은행에 상환하는 것을 말한다. 피해 소비자들은 전날(24일) 저녁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사무실에 몰렸다. 이에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는 고객 환불 완료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장 환불에 직접 나선 류 대표는 “환불자금을 큐텐 차원에서 충분히 확보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소비자 피해와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산 지연사태를 주시한 정부도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사태수습에 미온적인 부처들을 향해 대노했다고 알려지면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피해 현장 조사 및 구제 방안에 착수. 금융감독원은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자와 소비자 보호 조치를 취하도록 지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큐텐이 벌인 공격적인 인수 전략이 유동성 문제의 시발점이었다고 분석한다. 무리한 인수합병의 여파로 그룹 전반의 유동성이 말라갔다는 해석이다. 구영배 큐텐 대표는 이번 정산 지연 사태 수습과 함께 조만간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무리하게 몸집을 불린 탓에 벌어진 불상사”라며 “구 대표가 큐텐 그룹 자금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나스닥 입성을 위해 짧은 기간 무리한 인수합병(M&A)에 나선 탓”이라 전했다. 한편, 큐텐은 G마켓을 창업한 구영배 대표가 이베이와 합작해 2010년 싱가포르에서 시작한 이커머스 기업이다. 국내에선 2022년 티몬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23년 3월 인터파크쇼핑, 4월 위메프를 차례로 사들였다. 올해는 글로벌 플랫폼 위시와 AK몰도 인수하며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담당업무 : 유통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하루를 살아도 감사하고 행복하며 풍요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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