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사세 확장 여파…티메파크, 수익성 곤두박질 치고 있어
그룹 전사적 대책 마련 골몰…구 대표, 향후 공식입장 표명 관심
그룹 전사적 대책 마련 골몰…구 대표, 향후 공식입장 표명 관심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구영배 큐텐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고 있다. 그는 G마켓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자 1세대 이커머스 아버지로 알려졌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적자를 무시한 몸집 불리기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다. 이번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에 구 대표가 아직 이렇다한 고육지책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향후 대처 능력에 따라 먹튀 공포를 더욱 확산할지, 재기 발판을 마련할지 희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구영배 큐텐 대표는 1966년생으로 전남 구례 출신이다. 1991년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계 유전개발에서 근무했다. 2000년 인터파크로 자리를 옮겨 이커머스 업계에 본격 투신했다. 인터파크 사내벤처인 구스닥을 자본금 10억원 별도법인으로 탄생시켰지만, 고무적인 결실은 맺지 못했다. 2003년 G마켓으로 사명을 바꾸고 오픈마켓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초고속 성장을 이루기 시작했다. G마켓은 2005년 거래액 1조원 돌파하고 2006년 미국 나스닥 입성도 해냈다. 2007년에는 이커머스업계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3조원을 써내려가며 옥션을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랐다. 2009년 G마켓을 옥션 운영사인 이베이에 5500억원을 받고 팔았다. 구 대표는 당시 G마켓을 이베이에 넘기면서 10년간 계약상 경업(영업상 경쟁) 금지 조약을 맺었다. 한국에서 사업을 벌이기 불가능해지자 2010년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을 싱가포르에 설립하고 매출 1위 기업으로 키웠다. 겸업 금지 족쇄를 벗어난 시기인 2019년 큐텐을 비롯해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한국 법인을 만들고 국내 사업을 재개시했다. 빠른 사세 확장을 위해 후발주자로서 꺼내든 구 대표의 카드는 기업 인수 전략이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1세대 이커머스 업체들의 영향력과 가치가 하락한 틈을 노린 것이다. 2022년 9월 티몬을 손에 넣은 뒤 지난해 3월과 4월에 각각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품에 안았다. 올초에도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와 애경그룹의 AK플라자 온라인몰인 ‘AK몰’을 인수했다. 다만 기초체력을 다지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하게 체급 불리기에만 집중한 나머지 인수기업들의 실적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말았다. 특히, 큐텐을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4위로 급부상하게 만든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의 면면을 보면, 내실 다지기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