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복지비용, 대기업 대비 65.1%→34.1% 급감…유연 근무·성과 배분도 미흡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환경이 중소 제조업의 고령화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노동 시장의 구조적 문제 해결과 중소제조업 내 인식 변화가 시급히 요구된다.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61.7%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의 평균 연임금의 경우 4296만원으로, 대기업 6968만원에 비해 현저히 낮다. 특히 중소기업의 연임금은 2020년 대비 11.7% 증가했지만, 대기업은 13.2% 상승해 임금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성과급 등 특별급여의 인상률 차이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의 특별급여 인상률은 29%에 달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13.6%에 그쳤다.
제조업 역시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가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상용직 기준 300인 미만 중소제조업 월임금은 390만원, 300인 이상은 629만원이다. 임금 구성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소제조업 월급은 332만원, 특별급여는 14만원이었으며 대기업 임금은 456만원, 특별급여는 85만원이다.
근로환경에서도 차이가 난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2012년 대기업 대비 65.1% 수준이던 중소기업의 복지비용 비율은 지난해 34.1%까지 하락했다. 1인당 복지비용은 중소기업 12만7000원, 대기업 41만1000원으로 3배 이상 차이 난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는데,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비해 선택적근무시간제 및 탄력적근로시간제와 같은 유연한 근무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배분에서도 격차가 벌어져 대기업의 35.1%가, 중소기업은 20.3%가 성과배분제를 도입했다. 성과배분금액 비율은 대기업이 111%, 중소기업이 70.6%로, 대기업이 월임금에 비해 더 많은 성과급을 받는 반면, 중소기업은 월임금보다 적은 성과급을 받았다.
황경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납품단가 인하, 글로벌 아웃소싱 등에 따른 구조적 문제로,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성과공유제 같은 제도적 접근과 생산성을 향상하려는 중소기업 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또 “노동환경 격차 해소를 위한 환경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대기업은 인력풀이 넓은 편이라 유연근무제 도입이 가능하지만,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이런 근무제도를 도입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중소제조업에서는 유연한 근무제도를 갖추기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노동환경 개선에 따른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거나, 근로조건이나 사내문화가 취약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CEO를 대상으로 인식개선 교육 등을 실시해 근로조건 향상에 대한 의욕을 고취시키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를 유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