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전라남도의 도지정 목조문화재 다수가 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열린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조옥현 의원(더불어민주당, 목포2)은 “도지정 문화재의 소방시설 설치율이 매우 낮아 도 차원의 문화유산 관리가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전남도에 따르면, 도내 목조문화유산은 총 336개로 이 가운데 국가지정 유산이 87개, 도지정 유산이 249개를 차지한다. 국가가 지정한 문화재는 국보와 보물 등 87개 중 77개(88%)가 소방시설을 갖췄지만, 도지정 문화재는 249개 중 83개(33%)만 설치돼 있다. 조 의원은 “도지정 문화재에 소방시설 설치율이 국가지정 문화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도 차원의 유산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목조문화재는 대부분 건축된 지 오래돼 소방시설 설치에 필요한 법규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민간이 소유한 문화재는 소유자의 협조 없이는 설치가 어려운 현실이다. 조 의원은 “목조문화재는 화재에 취약해 한 번의 대형 화재가 발생할 경우 원형을 보존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법적 한계를 극복해 최소한의 소방시설과 경보 시스템이라도 갖추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우육 전남도 문화융성국장은 예산 부족과 법적 제한을 인정하며, “소화전 설치비용만 해도 한 곳당 1억 원이 소요돼 모든 문화재에 일괄적으로 설치하기엔 어려움이 크다. 보험 가입 등 대안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적 지원을 확대하고, 문화재 보호를 위한 예산 확보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문화재 관계자들은 관리 당국이 소방시설 설치에 필요한 법적 의무와 예산을 대폭 강화해 재난으로부터 목조문화재를 지킬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