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행 무비자 시대, '면세' 볕들 날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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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행 무비자 시대, '면세' 볕들 날 오나
  • 이선민 기자
  • 승인 2024.11.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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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면세점 총매출액 전년 동기 대비 10% 줄어
면세업계 3분기 줄줄이 적자행진에 위기감 고조
상하이 디즈니랜드. 사진=인터파크트리플 제공.
상하이 디즈니랜드. 사진=인터파크트리플 제공.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중국이 한국 여권 소지자에 대한 비자 면제를 발표하면서 국내 면세업계가 내국인 고객 잡기에 나설 전망이다.

10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면세점 총매출액은 1조19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줄었다. 3분기 면세점 총매출액이 면세업계 실적과도 직결되는 만큼 면세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실제로 올 3분기 면세점 업계에서 가장 먼저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는 17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 했다. 엔데믹으로 인바운드 수요가 늘어나면서 호텔부문이 흑자를 냈지만 면세유통업(TR) 부문이 고전하며 어닝쇼크를 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도 같은 기간 적자전환 했다. 신세계 디에프는 3분기에 16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133억원)는 물론 올 2분기(86억원)보다도 급격히 감소했다. 현대면세점의 경우 인천공항 입점 등으로 별도 매출이 3분기 3.9% 늘어 2282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 손실은 80억원이었다. 면세업계는 중국 내수 부진과 외국인 관광 트렌드 변화로 인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탈출구를 찾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다. 외부 요인이 적은 내국인 관광객이 면세에서 편리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도 했다. 긴 터널을 지나는 시점에 중국은 돌연 한국을 포함한 9개 국가에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말까지 9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가 비즈니스 또는 관광, 친구 및 친지 방문, 환승 목적으로 15일 이내 일정으로 중국에 방문할 경우, 비자를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다. 중국의 무비자 대상국에 한국이 포함된 것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결정은 중국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서도 몰랐던 내용으로 중국의 일방적 무비자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무비자 대상에 포함된 나머지 8개 국가도 슬로바키아,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안도라, 모나코, 리히텐슈타인으로 한국과 큰 연관성이 없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내수 부진이 장기화함에 따라 중국과 가깝고, 해외여행 수요가 높고, 지출도 많이 하는 한국을 무비자 관광국으로 선정하면 중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 정책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실제로 여행업계는 벌써 훈풍이 불고 있다. 인터파크트리플이 운영하는 인터파크 투어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의 비자 면제 발표 직후인 이달 1일부터 5일까지의 중국 패키지 예약건수가 전월 동기 대비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어때 또한 같은 기간 중국 숙소 예약 건수가 전월 동기 대비 4.8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면세업계도 중국 관광을 떠나는 내수 고객이 증가할 것을 겨냥해 각종 프로모션 및 서비스 향상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맹점은 있다. 내국인 소비자들은 점차 면세점을 방문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구매 채널의 다양화로 면세점 외에도 더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면세점보다는 편의점, 소매 채널 등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방향으로 관광 트렌드가 변화했다. 아울러 중국이 국내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여행지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중국은 현재 한국이 일본과 베트남 다음으로 많이 찾는 국가이지만, 효도 여행지라는 인식이 강하다. 또 지난해 7월 개정 반간첩법(방청법)이 시행되면서 중국 여행을 꺼리는 젊은층도 많다. 2030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저렴한 것은 물론 문화적 특색과 위생적 인프라 등이 필요한데 중국은 심리적 장벽이 큰 국가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중국 무비자 정책 하나만으로 장기간 침체된 면세업계가 살아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뾰족한 탈출구가 없던 면세업계에 오랜만에 들리는 좋은 소식인 것은 사실이니 다시 업계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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