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다툼’ 속 개혁공천 실종 지적…안철수, 명분도 실리도 잃었다 安계 후보 전멸 가까운 결과에 더해 공천 내홍으로 사퇴 목소리도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투표일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의 공식 후보등록 기간이 며칠밖에 남지않은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은 옛 민주당 출신 인사와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인사들 간에 벌어진 ‘지분다툼’ 논란으로 당 안팎이 시끄럽다.특히 당초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개혁공천’을 선언한 것과 달리, 두 계파간의 ‘힘겨루기’로 인해 “개혁공천이 실종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고, 일각에서는 두 공동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새정치연합은 12일 밤 8시에 최고위원회를 소집, 13일 새벽 5시까지 마라톤 회의 끝에 그동안 진통을 빚었던 서울, 전남 등 지역의 기초단체장 단수 후보 및 경선 방식 결정을 일단락 지었다.서울 기초단체장의 경우 당 소속 현역 구청장 19명 중 불출마를 선언한 고재득 성동구청장과 1차 자격심사에서 배제된 문충실 동작구청장을 제외한 17명 중 8명은 단수후보로 공천이 확정됐고, 9명은 경선 절차를 거치게 됐다.중구 등 안 대표측이 단수공천을 요구한 곳들도 인물경쟁력을 문제 삼은 민주당 출신 인사들과의 갈등 끝에 결국 전략공천 없이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전남의 경우 여순, 화순 등 2곳에 대해 도당에서는 단수로 공천후보를 올렸으나 “안 대표측의 ‘자기 사람 챙기기’가 아니냐”는 당 일각의 비판에 직면, 최고위에서 경선 지역으로 변경했다.양측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대다수 지역이 경선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정치신인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현역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 전체적인 현역 ‘물갈이’ 실적은 기대치를 훨씬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서울의 현역 구청장을 20% 이상 교체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공언과도 상반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현재까지 안 대표측 인사가 단수후보로 발탁된 사례가 전무하다시피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안 대표는 실리와 명분을 다 놓친 채 적지 않은 내상을 입게 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이 같은 공천문제와 관련, 전날 실시된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를 향해 “물러나라”고 언성을 높이는 등 당내에서 지도부를 향한 성토의 목소리가 이어졌다.당 수석대변인이자 전남도당위원장인 이윤석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민주당계와 안철수계의 지분다툼으로 최고위원회에서 공천안 의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두 당 대표 나가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의원은 “두 대표는 자기 지분을 챙기기 위해 납득할 수 없는 지시를 해 왔다”면서 “안 대표가 진정으로 새 정치를 하려고 한다면 대통령 출마에 대한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 의원의 발언에 김·안 대표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정청래 의원도 같은 날 의총에서 “각 시도당 공심위장이 쑥대밭이 됐다”며 “당 대표 퇴진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전해졌다.그러면서 정 의원은 “서울시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인 이목희 의원이 ‘서울시당 공심위 회의 내용이 생중계되면 안 대표의 정치생명은 끝난다’고 경고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특히, 당 지도부의 일원인 수석대변인이 당 대표에게 사퇴 운운한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에 이 의원에 대해서는 당직 사퇴 등 엄중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강성론도 제기됐지만, 논란 끝에 결국 두 대표에게 결정을 위임했다는 후문이다.한편, 박지원 의원도 트위터상에서 안 대표를 겨냥, “본인은 그렇지 않지만 주변 인사들은 몫을 챙기려다 결국 전남에서는 현역 군수 하나 교체하고 실패. 안 대표 뜻 처럼 위장하다 20여일간 갈등만 키웠다”면서 “안 대표는 주변을 정리해야 합니다”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