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전 KB지주 회장, 소송 건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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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전 KB지주 회장, 소송 건 속내
  • 황동진 기자
  • 승인 2009.12.2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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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이지만 우린 같은 금융인!

황 전 회장, 금융위 징계 받은 후 뒤늦게 소송 제기해 의문
일각, 라이벌이었던 강 신임 회장을 위한 지원 사격설 제기 


▲ 황영진 전 KB지주 회장.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장고 끝에 결단을 내렸다. 지난 16일, 황 전 회장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징계를 취소해 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황 전 회장은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파생상품 투자손실과 관련해 지난 9월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은 뒤 자진 사퇴한 이후 2개월이나 흐른 뒤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뒤늦게 자신의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기 위해 나선 황 전 회장이 또 다른 목적을 감추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매일일보>이 황 전 회장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살짝 들여다봤다.
 

지난 9월, 금융위의 징계 처분이 결정될 당시 재계에서는 황 전 회장의 거취와 그 다음 행보에 대해서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일각의 예상대로 황 전 회장은 자진 사퇴했고, 법적 소송 여부를 두고선 엇갈렸다.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 소송을 할 것이란 시각과 하지 않을 것이란 두 가지 시각으로 나뉘었다. 처음엔 후자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2개월이 흐른 지난 16일, 결국 황 전 회장은 자신의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기 위해 법적 소송을 감행하기로 결정했다.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황 전 회장은 당시 최고경영자 위치에 있었던 만큼 도덕적 책임은 감수하겠지만, 법을 어겼다는 (금융위원회)판단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송 이유를 둘러싼 색다른 시각

여하튼 황 전 회장이 금융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서 색다른 시각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황 전 회장이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목적 외에도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의심(?)에서다. 그렇지 않고서야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야 소송을 제기했겠냐는 의문이 아니 들 수 없다.

이 중에서도 특히 황 전 회장이 강정원 신임 회장을 위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는 시각이 흥미를 끈다. 하지만 언뜻 생각해보면 쉽사리 이해가 가질 않는다. 황 전 회장은 강 신임 회장과는 오랜 숙적 관계라는 것은 금융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일뿐더러, 황 전 회장이 물러나자마자 강 신임 회장이 선임된 것에 대해서도 적잖이 불쾌할 수도 있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좌지우지됐다는 항간에 떠도는 소문도 확인이 되지는 않은 것이지만, 황 전 회장으로선 심기가 불편 할 법하다.

쉽게 말해, 이를 종합하면 일각의 시각대로 황 전 회장이 강 신임회장을 위해 지원사격에 나섰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 둘 사이가 오랜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지만, 황 전 회장이 물러난 마당에 강 신임회장에게 있어선 둘도 없는 조력자가 될 것이란 시각이다.

여기에 금융인으로서 한평생 쌓아온 명예가 소신껏 행한 일을 가지고서 법적 논리로만 따져 실추된 데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황 전 회장이 향후 강 신임회장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불미스런 일을 사전에 방지해주고자 이번 소송을 뒤늦게 감행했다는 것이다. 

강 신임 회장에겐 덕 or 해?

물론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황 전 회장의 복귀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란 시각이다. 금융위로부터 3개월 직무정지를 받은 황 전 회장은 앞으로 몇 년 동안은 동종업계에 종사를 하지 못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적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법적 문제를 해결한 이후 다시 KB지주로 복귀하거나 아니면 다른 회사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어찌됐든 강 신임 회장에게 있어서는 황 전 회장의 이번 소송 제기가 덕이 될지, 아니면 해가 될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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