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정당 오명 탈피 새출발 선언"
한나라당이 23일 임시전당대회에서 박근혜(朴槿惠) 후보를 신임 대표로 선출했다. 고(故)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의 장녀인 박 의원은 지난 66년 박순천(朴順天) 여사 이후 처음으로 주요 정당의 여성대표가 됐다. 오는 6월 예정된 정기전당대회 때까지 대표직을 맡게 되는 박 의원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됨에 따라 탄핵정국으로 창당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의 국면전환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와 전날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대의원 표로 환산해 합산한 결과 5천44표 가운데 51.8%인 2천614표를 획득, 1천453표(28.8%)를 얻는데 그친 홍사덕(洪思德)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결선투표 없이 대표로 선출됐다.
3위는 607표(12.0%)를 얻은 김문수(金文洙) 후보가 차지했고, 박 진(朴 振) 권오을(權五乙) 후보는 각각 210표(4.2%), 160표(3.2%)로 4, 5위를 차지했다.
박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오늘 한나라당은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에 섰다"며 "저는 당 대표로서 당이 부패정당, 기득권 정당이라는 오명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롭게 출발했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과 나라의 형편이 너무나 어려워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힘들다고 휘어지거나 굴하지 않을 것이며 저의 모든 것을 다 바쳐 한나라당을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표는 "굳은 각오와 뼈를 깎는 자성으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 침묵하는 다수를 배려하고 고통받는 국민을 살피는 진정한 국민정당이 되겠다"며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노력한 만큼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한 공동발전을 이루고 지역과 이념으로 갈라진 나라를 아우르는 신안보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모든 후보의 선거비용 인터넷 공개 ▲국고보조금 사용내역 인터넷 공개및 감사원 감사 수용 ▲검찰 기소시 당원권 중지 및 유죄확정시 영구제명 ▲방탄국회 소집거부를 약속했다. 박 대표는 당 개혁 방안과 관련, "총선이후 당 개혁기구를 설치해 3개년 프로그램을 만들어 6월 정기전당대회에 보고하겠다"며 "지역과 이념을 뛰어넘는 국민통합 시대를 구현하고 타협과 상생의 정치, 중산층이 사회의 중심이 되는 국민소득 2만불시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기자회견을 갖고 당내 일각의 탄핵철회론과 관련, "탄핵문제와 관련한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나 우리 당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던 상황이 있다"며 "헌재의 결정이 나면 모두 다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에 여성들이 많이 참여하고,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외부인사를 많이 영입하겠다"며 "특히 비례대표 전원신인공천 등 기존에 발표된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사 이전 문제와 관련, 박 대표는 "지금 있는 중앙당사에는 들어가지 않겠다"며 "전세로 당사를 마련하기 어려우면 오늘 저녁에 천막이라도 쳐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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