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기업인 출신·친정부인사…무역업계 대표해 존재감 제고해야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한국무역협회가 한덕수에서 김인호(73·사진) 신임 회장 체제로 바꾸고 새 출발에 나섰지만, 고위 공무원 출신이라는 낙하산 인사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취임사에서 김 회장은 “무역업계가 과거 어느 때보다 글로벌 기업가 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소·중견기업의 글로벌화 △무역과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시장 친화적 기업 환경 조성 △무역 인프라 확충 △회원사와의 소통 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경제관료 출신의 경제전문가이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7만여개의 무역업체를 대변해야하는 무역협회가 너무 공무원 출신의 관료 위주로 구성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무역협회 회장을 지낸 인사는 김 회장을 포함해 총 17명으로, 그 중 기업인 출신 회장은 3명뿐이다. 대부분이 장관급 이상의 고위 공무원 출신이다.
문제는 무역협회가 민간단체임에도 산업부 별관 등으로 불리면서 무역업체를 대변하기보다는 정부를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무역협회는 경제 5단체 중 자산과 경제력이 가장 큼에도 불구하고 무역업계에 대한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가운데 김 신임 회장 역시 친정부 인사라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
김 회장은 행정고시 4회로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국장, 경제기획국장, 차관보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소비자보호원장, 철도청장, 공정거래위원장,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1997년), 소비자정책위원회 민간위원장 등을 지냈다.
김 회장은 현재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과 박근혜 정부 제2기 중장기전략위원회 공동위원장도 맡고 있다.
물론 무역이나 통상과 관련된 일인 만큼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또 관료 출신임에도 무역협회를 잘 이끈 이들도 많다. 한덕수 전 무역협회 회장도 중소기업의 수출, FTA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김 신임 회장이 이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정부의 목소리가 아닌 무역업계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무역협회의 존재감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다”라며 “무역협회가 내년이면 70주년을 맞이하는데 신임 회장이 무역업계를 대표하는 목소리를 제대로 내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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