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울대공원’만 보유...세계에서 가장 큰 설치류
[매일일보=안미숙 기자] "한가지 희귀동물만이라도 확실히 알고 가세요 "
서울대공원에서는 금년 1월부터 매월 동물원에서 최고의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인기동물을 ‘이달의 동물’로 선정하여 홍보키로 하고 제1호 ‘1월의 동물’로 지난 11월10일 2세 출산에 성공한 ‘카피바라’를 선정하여 관람객 여러분께 첫 선을 보이게 되었다.
카피바라는 지난 2002년 1월 25일 서울대공원으로 암수 한쌍이 들어와 남미의 희귀동물들이 전시된 남미관(전시동물사)의 대표적인 동물로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아 왔으나 2세 출산이 되지 않아 사육사의 애를 태워 오던 중 지난 2005년 11월 10일 처음으로 출산에 성공하여 대(代)를 이어가게 되었다.
초원의 지배자…수영과 잠수에도 수준급
카피바라의 이름은 남아메리카 인디언인 투피족이 사용하는 과라니어로 ‘초원의 지배자’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생김새는 일반 쥐와 비슷하나 몸길이 106~134cm, 몸무게 35~66kg의 초대형으로 꼬리가 없으며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짧으며 앞발 발가락 4개와 뒷발 3개의 발가락에 작은 물갈퀴가 있어 수영과 잠수에도 수준급이며 커다란 눈과 귀와 콧구멍이 모두 머리 위쪽으로 있기 때문에 헤엄칠 때에는 수면위로 나오게 되어 있다.
또한 설치류의 전형적인 특징인 2쌍의 큰 앞니가 있어 아무리 짧은 풀이라도 먹을 수가 있으며 앞니로 잘라낸 풀은 어금니로 으깨어 씹어 먹으며 발굽같은 발톱을 가지고 있어 먹이를 잡는데도 용이한 잇점을 지니고 있다.
카피바라는 2종의 취선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콧등 위에 있는 선으로 morrilo라 불리는데 수컷에게 잘 발달되어 있는 반면 암컷에는 거의 없다. morrilo는 달걀모양으로 돌출되어 있는 부분으로 검은색이고 털이 없으며 희고 끈끈한 물질이 많이 분비된다.
그밖에 수컷과 암컷의 항문 양쪽에도 한 쌍의 분비선 주머니가 있으며 거기에서는 냄새가 나는 물질이 분비된다. 수컷의 항문선 주위에는 빠지기 쉬운 털이 많이 나 있으며 그 부분은 딱딱하고 투명한 칼슘염의 층으로 뒤덮여 있다.
암컷도 항문선 주머니에 털이 나 있지만 암컷의 것은 잘 빠지지 않으며 칼슘염의 층이 아니라 끈적끈적한 분비물로 덮여있다. 그 분비물의 화학적 성분비율은 개체마다 다르며 냄새지문이 그들끼리의 개체 식별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우기시 40여마리 무리생활
카피바라는 완전한 초식동물로서 주로 물속이나 물가에 나 있는 벼과의 풀을 먹는다. 그들은 효율적인 초식동물로서 열대의 건조기가 끝날 무렵에는 얼마 남아 있지 않은 마른 풀도 먹으며 살아간다.
대개 아침에는 휴식을 취하며 더운 한낮을 물속에서 보낸다. 그리고 오후 늦게부터 저녁에 걸쳐 풀을 먹으며 밤에는 휴식을 취하면서 한차례 정도 먹이를 먹는다. 우기에는 40마리 정도가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며 건기에는 100마리가 넘는 대집단을 이루기도 한다.
우위인 수컷은 열위인 수컷을 주변부로 쫓아 버리지만 실제로 싸우는 일은 거의 없다. 암컷끼리는 훨씬 덜 배타적이다. 카피바라는 개방된 초원에서 열대다우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조건에서 산다. 무리세력권의 넓이는 2-200㏊까지 다양한데 10-20㏊가 가장 일반적이다. 한 무리의 세력권을 다른 집단이 사용할 때도 있다.
임신기간 120일
카피바라는 18개월이면 성적으로 성숙한다. 암컷이 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면 수컷은 1시간 이상에 걸쳐 계속 쫓아 다니기 시작한다. 암컷은 걸어가다가 수컷이 가까이 뒤따라오도록 멈추어 서기도 하고 물속에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되풀이 한다.
교미는 물 속에서 이루어지는데 암컷이 서 있고 수컷이 등에 올라타게 된다. 교미로부터 120일만에 2~8마리의 새끼가 태어난다. 출산할 때 암컷은 무리를 이탈하여 가까운 덤불 속으로 들어가고 그 후 2~3시간 후에 새끼가 태어난다.
갓난 새끼는 잘 발육되어 있으며 생후 1주 이내에 풀을 먹을 수 있게 된다. 출산 후 몇 시간이 지나면 암컷은 무리로 돌아가고 갓난 새끼도 움직이게 되는 3-4일 후에는 무리에 합류하게 된다. 무리 안에서 새끼는 젖이 나오는 어느 암컷에서나 젖을 먹으며 살아간다. 카피바라의 새끼는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지치기 때문에 포식자로부터 공격당하기 쉽다.
포식자가 무리에 접근하면 그것을 처음 발견한 개체가 경계하는 소리를 낸다. 그 소리를 들으면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은 일어서서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한다. 만일 위험이 아주 가까이에 접근했거나 경계음이 계속 들릴 때에는 모두가 일제히 물속으로 달아난다. 이때 새끼를 중앙에 두고 어른 개체들이 그 주위를 둘러싸 긴밀한 통합체를 만든다.
식용과 값비싼 모피
19세기 초에 로마 카톨릭 선교사들이 카파바라의 고기를 거북의 고기와 마찬가지로 정식 정진요리(고기를 먹지 못하도록 금지한 날에 먹어도 되는 요리)로 인정했기 때문에 베네수엘라에서는 카피바라의 고기를 계속 먹어 왔다.
카피바라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상은 몸집이 크고 고기 맛이 좋다는 점과 모피의 값이 비싸다는 이유, 높은 번식률 등으로 방목장이나 축사에서 사육할 수 있는 가축으로서 유력한 후보가 되고 있다. 많은 고기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목장주들은 많은 카피바라를 사육하는 것이 다른 가축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카피바라는 물가의 작은 풀을 먹기 때문에 소와 심각하게 경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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