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예슬 기자] 의약품유통협회가 한미약품 본사 앞에서 온라인팜의 도매 철수를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이에 한미약품이 강하게 반발하며 양측의 갈등 구도가 격해지고 있다.28일 오전 8시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앞에는 한국의약품유통협회(유통협회) 임원 및 회원들이 ‘유통업 진출 철회하라’, ‘거대 제약자본 골목상권 진출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속속 모였다.유통협회는 이날 한미약품 자회사 ‘온라인팜’의 유통업 진출을 규탄하는 시위를 30여 분간 진행했다.이 자리에서 황치엽 유통협회장은 “한미약품은 온라인팜을 관계사로 설립해 도매업 허가를 받아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 무차별적으로 의약품 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대부분이 중소 업체들인 유통업계는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아 정부로부터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받은 제약사가 본연의 업무인 연구개발에 치중하지 않고 영세한 유통업계를 침범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유통협회는 ‘한미약품은 의약품 유통업권 침범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온라인팜의 의약품 도매업 철수를 요구했다.이에 대해 한미약품도 입장 발표문을 내놓으며 즉각 반발했다.
한미약품 측은 △온라인팜은 R&D에 집중하기 위해 설립한 것 △14개 도매업체가 HMP몰(온라인팜 의약품 쇼핑몰)에 입점해 상생 발전 중 △온라인팜의 KGSP 허가는 정당하다는 근거 등으로 유통협회의 주장에 반박했다.한미약품은 현재 14개의 도매업체가 HMP몰에 입점해 있으며, 전국 규모의 판매망이 없던 도매업체가 HMP몰을 통해 사업 확장의 기회를 얻기도 했다고 강조했다.또 팜스넷, 더샵 등이 HMP보다 먼저 온라인 의약품 시장을 열었으며, 일선 약국도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다고 밝혔다. 앞서 대웅제약의 온라인 유통업체 더샵도 당시 유통협회의 반발을 샀으나, 2009년 자사 지분을 정리하면서 일단락된 바 있다.아울러 한미약품은 KGSP(도매업 허가) 취득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도매업체 및 약국과의 의약품 유통거래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한미약품 측은 “그동안 다수의 제약회사들이 유통마진 인하를 시도했으나 번번히 도매업계의 집단 압력에 무릎 꿇어왔다”며 “이런 도매업계가 언제까지 ‘약자 운운’하며 집단의 힘을 과시할 것인가”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한편 유통협회 회원사 중 온라인팜에 입점한 업체들은 현실적인 여건 등으로 유통협회의 탈퇴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어, 이들이 갈등을 새로운 국면으로 틀 수 있다는 업계의 관측도 나오고 있다.이에 대해 황 회장은 “입점 업체들도 협회의 의견에 따라 점차 의견이 기울고 있어 조만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시위는 서울·경기지부만 참석했으며 앞으로 각 지역별로 시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혀 갈등이 계속될 것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