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 찾으려 말고 탑도 세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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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 찾으려 말고 탑도 세우지 마라"
  • 인터넷뉴스팀
  • 승인 2010.03.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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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무소유' 수록 유지 남기고 열반

/제휴사=뉴시스
[매일일보] 법정(法頂·78) 스님이 11일 자신이 창건한 서울 성북2동 길상사에서 오후 1시51분 열반에 들었다.

10일 밤 법정 스님은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어리석은 탓으로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앞으로도 계속 참회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법정 스님은 또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해 달라”며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 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법정 스님은 앞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이던 지난주 초 저서 ‘무소유’에 수록한 유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는데, 이를 통해 “번거롭고 부질없고 많은 사람들에게 수고만 끼치는 일체의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라”며 “관과 수의를 따로 마련하지도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갈 것”이라며 아울러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 말며 탑도 세우지 마라”고 당부했다.법정 스님은 ‘무소유’, ‘일기일회’ 등 자신의 출판물에 대해서는 “그동안 풀어 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며 “나의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다비, 13일 오전 11시 송광사 = 법정 스님의 다비<사신(死身)을 태워서 그 유골을 매장하는 장법(葬法)>는 13일 오전 11시 전남 순천 조계총림 송광사에서 진행된다.송광사 측은 11일 “스님의 유지에 따라 일체의 장례 의식을 거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화나 부의금도 접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관, 염 등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에 따라 관 대신 생전에 가끔 쓰던 대나무 침상을 사용한다. 수의 역시 준비하지 않고 입던 옷을 입고 마지막 길을 보낸다는 방침이다.분향소는 서울 길상사, 전남 송광사 외 부산, 대구, 대전, 춘천, 광주, 전주 등지에 마련된다.
12일에는 추모 사이트도 개설된다. ㈔맑고향기롭게 관계자는 “49재는 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는 등 크게 벌이진 않을 것”이라며 “1주일 후 스님을 기리는 법회는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무소유' 법정스님은 누구 = 11일 송광사 말사 증심사 등에 따르면 법정스님은 1932년 산세가 수려한 전남 해남군 문내면에서 태어났다. 이후 목포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전남대 상과대학에서 3학년을 수료한 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인이 되고 싶다'며 1954년 출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2년 유신철폐 개헌 서명운동에 뜻을 함께 하기도 했던 스님은 1975년 10월 송광사 불일암 터에서 토굴을 짓고 17년이라는 긴 시간을 수행으로 보냈다. 1980년 초반에는 송광사 수련원장을 맡아 부처님의 진리를 대중에게 설파하기도 했다. 이후 강원도 산골로 행적을 옮긴 스님은 지난 2003년 광주를 방문, '맑고 향기로운 삶'을 주제로 시민들 앞에 서기도 했다. 증심사 한 관계자는 "많은 불자들의 요청에 따라 법정 스님을 모시고 광주에서 강연회 등을 가지려 했으나 스님의 건강상태 등 여건이 여의치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송광사 말사인 증심사와 광주 서구 치평동 무각사에는 스님의 입적 소식을 접한 지역 불자들의 발걸음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사찰 측도 11일 순천 송광사에서 열릴 다비식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무각사에서는 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는 시민들을 위해 분향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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