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포인트, 마일리지, 쿠폰 등 대안 화폐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일상생활에 흔히 자리잡은데 이어, ‘가상 화폐’도 글로벌 시장에서 실물화폐에 버금가는 가치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13일 업계에 따르면 지구촌 사람들이 오는 2020년 인터넷과 위성을 통해 가상화폐를 세계 200여개국에서 본격적으로 주고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가상화폐는 지폐나 동전과 달리 물리적인 형태가 없다. 공평한 부의 분배와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기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가상화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은 지난 2009년 등장했다. 이미 유럽, 북미, 중국 등에서 현금처럼 쓰이고 있으며, 국내에도 지난 2013년 4월 ‘코빗’이라는 거래소가 생기기도 했다.비트코인은 중앙발행처가 없기 때문에 누구나 비트코인의 발행주가 될 수 있다. 비트코인을 만드는 과정은 광부들이 각자 알아서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방식이다. 처음 설계 당시 오는 2145년까지 총 2100만 비트코인으로 한정돼 있어, 앞으로 800만 정도만 캐면 고갈된다.광부가 아닌 사람은 돈을 주고 비트코인을 구입해 거래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송금이 간단하고 대기시간도 없다. 100% 익명성도 보장되고, 인플레이션에서 자유로운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주로 탈세나 돈세탁 등 암시장에서 많이 쓰인다.비트코인은 앞서 언급했듯이 책임져줄 누군가가 없기 때문에 화폐 가치가 불안정하다는게 가장 큰 단점이다. 또 해킹이나 거래소 사기 등의 문제가 여전히 빈발한 점도 문제다.
이와 관련 해커들이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의 웹사이트를 해킹하겠다고 협박하며,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정부나 규제당국에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전자 지갑’에 보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진짜 돈으로 교환하기 쉽기 때문이다.국내에서도 가상화폐 사이트 및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회원 1000여명에게 ‘퍼펙트 코인’이라는 가상화폐를 판매해 57억여원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힌 일이 있었다.해외에는 가상화폐를 활용한 서비스들이 많지만, 국내에서는 기존 화폐 시장에 혼돈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금융사들이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금융사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핀테크(금융+기술)’ 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가상화폐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KB국민카드는 비트코인 업체인 코인플러그와 함께 카드업계 포인트를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 ‘포인트리-비트코인 전환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환된 비트코인은 국내 120여개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다.라인은 가상화폐 ‘프리코인’을 활용해 지구촌 어린이를 후원할 수 있는 모바일 기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사용자가 기부한 프리코인은 코인당 미화 0.02달러로 환산돼 1년에 2번 라인플러스 명의로 유니세프에 기부된다.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이용자에게는 가상화폐라는게 익숙하지 않고 관련 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악용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다양한 ICT 및 금융서비스에 가상화폐를 접목하려는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