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 알리안츠생명 약 35억원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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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방보험, 알리안츠생명 약 35억원에 인수
  • 이경민 기자
  • 승인 2016.04.0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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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상치 2~3천억…ING·PCA·KDB생명 등 매각에도 영향 미치나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되는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이 35억원 정도의 가격에 매각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2000~3000억원과는 크게 낮은 금액이다.7일 안방보험은 지난 6일 알리안츠생명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양측이 합의해 300만 달러의 가격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300만 달러는 원화로 약 34억8000만원 수준으로, 애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2000억~3000억원의 수십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지난 1999년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약 1조3000억원을 투자, 제일생명을 인수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설립했으나 사실상 투자금을 거의 다 까먹고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리안츠 그룹은 한국 시장에서 지난해까지 2억4400만 유로(약 321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이처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16조6510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 11위에 해당하는 기업이 ‘헐값’에 팔려나가자, 보험업계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업계에서는 알리안츠생명의 재무상황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나빴던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일부에서는 자본잠식 상태여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9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15조7000억원으로, 총자산에서 차감하면 1조원이 남는다”며 “이는 최소 지급여력 유보치의 1.8배로, 자본잠식 상태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2020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거론된다.새 기준에서는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방식을 원가에서 시가평가로 전환해야 하는데, 과거 고금리 시절 금리확정형 장기상품을 많이 판매한 생명보험사일수록 추가로 자본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저금리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자본 확충 부담까지 겹치면서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 보험시장 잔류 여부를 저울질하다가 결국 출구전략을 잇따라 펼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가격 실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낮은 가격에 매각이 이뤄진 만큼, 독일 알리안츠그룹의 사정에 따른 결정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알리안츠생명이 낮은 가격에 매각된 것은 앞으로 진행될 생명보험사들의 매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업계에서는 ING생명, PCA생명, KDB생명 등이 인수합병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NG생명만 해도 매각가가 2조5000억원 안팎이 되리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알리안츠생명의 가격이 너무 낮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중국 자본이 국내에 들어옴으로써 인수합병 시장에서 우리 보험사들의 가치가 높아지리라 기대했는데, 반대 상황이 되고 있어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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