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메디컴 통해 서울대병원 일감 ‘싹쓸이’ 의혹
[매일일보 김형규 기자]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본인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지메디컴을 통해 서울대병원의 일감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서울대병원은 의약품을 포함한 병원 물품 구매업무를 이지메디컴이라는 회사에 맡기고 있다. 이지메디컴의 지분은 서울대병원이 5.55%를 보유하고 있으며,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과 대웅제약 계열사가 각각 23.46%와 19.6%, 도합 43.06%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관계만 놓고 본다면 서울대병원 구매업무는 결국 윤재승 회장과 대웅제약이 대행하는 꼴이다.의료기관이 의료품 도매상에 지분을 출자하고 일감을 몰아주는 것이 논란의 소지가 될 수는 있지만 서울대병원이 소유한 이지메디컴의 지분은 5%대에 지나지 않아 위법은 아니다.다만 업계에서는 이지메디컴을 통한 윤재승 회장의 행보에 ‘대웅제약이 이지메디컴을 통해 의약품 유통구조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과 별개로 이지메디컴을 포함해 10여개의 크고 작은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해당 기업은 원격의료, 병의원컨설팅, 의료자재 유통, SI업체 등 다양한 업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병원 운영과 관련된 회사로 특히 대웅제약의 자회사이기도한 아이디에스 앤 트러스트의 경우 이지메디컴의 운영시스템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이와 관련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시스템 운영사가 대웅제약의 자회사라는 것은 서울대병원이 발주한 의약품과 의료기기 구매내역 등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대웅에 다른 도매상의 입찰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전 의원은 이어 “서울대병원의 의약품 유통 대행업체로 이지메디컴이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다른 업체는 입찰에 참여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결국 지금의 지분 보유가 계속된다면 ‘서울대병원-이지메디컴-대웅제약’의 3각 동맹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다.이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윤재승 회장의 개인적인 일”이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아무런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이런 논란과 함께 이지메디컴은 ‘중개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도매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앞으로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의 ‘의약품 유통구조 훼손’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