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모텍 상장폐지 원인제공은 대주주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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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모텍 상장폐지 원인제공은 대주주 탓?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1.03.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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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4월은 잔인한 달이다”

주식시장에도 4월은 잔인한 달이다. 매년 3월 외부감사인의 감사 부적합 판정 등을 받은 상장사들이 4월에 줄줄이 상장폐지 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많은 수의 상장 기업들이 감사보고서를 미제출하거나 감사 부적합 판정 등을 받아 상장폐지 기로에 놓여있다.

씨모텍도 이 같은 상장사중 한군데다. 씨모텍은 지난 3월24일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결과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어 26일에는 회사 대표이사가 자살을 하는 등 악재가 연속해서 터지고 있다.

회사경영상태가 악화돼 대표이사가 자살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씨모텍은 작년 흑자를 기록해 대표이사의 자살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 같은 의문점의 중심에 MB 조카사위인 전종화씨가 설립한 이 회사 대주주 나무이쿼티가 자리잡고 있다.

대주주 나무이쿼티 이번 논란의 핵심

씨모텍의 대주주인 나무이쿼티가 씨모텍이 상장폐지되는데 큰 원인을 제공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대주주가 문제가 많다”
이 말을 뒤로하고 씨모텍 김 대표이사는 지난 26일 자살했다.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이 나온지 이틀 뒤다.

외부감사인인 신영회계법인은 씨모텍의 2010년도 회계감사보고서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에서 투자 및 자금관련 중요한 취약점이 발견돼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영회계법인은 “내부통제절차의 중요 취약점으로 인해 중요한 자금거래의 실질과 적정성 등을 확인할 수 없었고 자산의 평가, 손상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라며 감사의견을 표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신영회계법인은 재무제표 자체보다는 내부회계관리 자체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나무이쿼티→ 씨모텍→디에이피홀딩스→제이콤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실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은 씨모텍과 제이콤뿐이다. 페이퍼컴퍼니가 연관된 복잡한 지배구조 속에서 정확한 자금집행 내용과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영회계법인은 과거 회계연도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페이퍼컴퍼니들이 관련된 지배구조가 감사의견 ‘거절’을 내놓는데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씨모텍의 2010년 감사보고서에 의하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403억 순유출로 표시돼 있다. 403억의 현금 유출이 나오게 된 큰 이유는 지분법주식에 대한 투자가 320억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320억원 가운데 266억원이 디에이피홀딩스의 지분 전량을 매입하는데 들어갔다. 디에이피 홀딩스는 경영컨설팅 업체로 등록되어 있지만 매출액이 ‘0’원인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하다.

씨모텍의 대주주 나무이쿼티 역시 지난 2009년 7월에 설립된 기업인수합병을 위한 페이퍼 컴퍼니로 MB 조카사위인 전종화씨가 설립한 회사다.

나무이쿼티는 지난 2009년 11월에 씨모텍 지분 10.18%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나무이쿼티는 씨모텍을 인수할 당시 인수대금 3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250억원은 유상증자로 조달하고 50억원은 차입했다.

이에 대해 2009년 국정감사에서 설립된지 4개월 남짓한 기업이 250억을 유상증자하고 50억을 차입할 수 있는 배경이 나무이쿼티 대표인 전씨가 MB와 관련된 인물이라 가능하지 않냐는 논란이 있었다.

논란을 뒤로 한 채 나무이쿼티는 씨모텍의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같은해 12월 전씨는 씨모텍 상근이사로, 자살한 김대표는 대표이사로 각각 씨모텍 경영일선에 나섰다. 나무이쿼티의 대표가 전씨에서 김 대표로 변경된 것도 이때다.

디에이피홀딩스 역시 페이퍼컴퍼니로 작년 5월에 설립됐고 6월에 제이콤의 지분 20.92%를 230억에 매입하는 계약을 제이콤의 기존 최대주주와 체결했다. 그리고 씨모텍은 그해 7월 디에이피홀딩스를 260억에 인수하면서 제이콤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투자활동 관련한 의사결정이 나무이쿼티의 의견이었다는 것이 이번 논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씨모텍 관계자는 “투자활동 관련해서는 담당 직원들도 거의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투자 관련해서는 대부분 나무이쿼티 쪽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모든 투자활동은 나무이쿼티 측의 결정이었으며 이에 대해 내부에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말이다.

씨모텍 소액주주 나무이쿼티 ‘작전세력’

씨모텍의 소액주주중 일부는 나무이쿼티와 디에이피홀딩스의 본점이 화성이고 대표이사만 다를뿐 사내이사 대부분이 일치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나무이쿼티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띄운뒤 차익을 챙겨 빠져나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나무이쿼티가 씨모텍을 합병한 뒤 제4이통사 KMI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올해 초에는 제이콤을 통해 삼화저축은행을 인수 시도 등의 호재를 통해 씨모텍의 주가를 끌어올린 뒤 나무이쿼티가 차익을 챙겼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나무이쿼티가 씨모텍을 합병한 뒤 씨모텍의 주가는 5000원대에서 작년 8월 969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나무이쿼티의 씨모텍지분은 6.44%까지 낮춰져 있는 상태다.

소액주주들은 씨모텍 상장폐지를 반대하며 소액주주모임을 결성해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통한 경영권을 확보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씨모텍 소액주주들은 지난 28일부터 온오프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소액주주 모임을 발족하고, 의결권 위임을 진행했다.

30일 씨모텍 소액주주모임 대표 ‘레드뉴욕커’는 이틀만에 172여명이 참여, 10%에 육박하는 지분을 확보했다고 증권포탈 팍스넷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한편 씨모텍은 31일 예정대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해 10분만에 연회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으며 이 날 소액주주의 주권을 위임받은 대표 13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 대표들이 위임받은 지분 비율은 28.66%로 집계됐으며 향후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회사 경영권 및 회계감사에 대한 대책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씨모텍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한 24일로부터 7거래일인 4월4일까지 상장폐지 이의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상장폐지 이의신청서에는 상장폐지사유 개선계획서 및 관련분야 전문가 의견서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씨모텍의 경우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한 원인이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부적합이기 때문에 신영회계법인의 ‘적정’감사의견을 받는 것이 급선무다.

씨모텍 관계자는 “4월4일에 관련 소명서류들을 준비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며 “현재 회계법인과 접촉해 서류들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이의신청서가 접수되더라도 상장폐지를 면하려면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감사의견 거절을 준 회계법인의 수정된 의견서를 받아야 된다"라고 말했다.

오는 4월4일까지 상장폐지 관련 이의신청을 제기하면 신청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상장위원회가 열리고,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하게 된다. 상장폐지 여부는 심의일부터 3일 이내에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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