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BBK특검수용…특검법 수용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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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BBK특검수용…특검법 수용 이유는?
  • 매일일보
  • 승인 2007.12.17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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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원들 해산...신당, "특검 타협 없다"…오늘 본회의 처리 의지

[매일일보닷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16일 "나는 BBK 관련해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다"며 BBK와 관련한 특검을 전격 수용키로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밤 11시25분께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특검이 두려워서 반대해온 것은 결코 아니다. 정략적 특검이었기 때문에 반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특검을 수용할 수 있다. 수용하겠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단 국회에서 여야가 논의해 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해주길 바란다. 정권 연장을 위해 청와대가 개입하는 것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문제의 진실은 하나다. 어떻게 하더라도 진실을 바꿀 수는 없다"면서 BBK 의혹을 벗는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후보는 이어 "오늘 TV토론회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보았다. 국회가 문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며 "더 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음해와 공작으로 얼룩진 네가티브 선거의 절정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권은 사기범에 매달리더니 이제는 공갈범에 의존해 선거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오늘 오후에는 청와대도 여기에 가세했다"며 "나는 더이상 여의도식 정치 풍토를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 후보의 특검 수용과 관련 "TV토론회 직후 이 후보가 강재섭 대표를 불러 국회 상황을 전해듣고 물리적 충돌은 없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특검법 수용 의사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BBK 문제와 관련해선 예전부터 전혀 거리낄 게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또 "이 후보가 특검법 수용 의사를 밝힌만큼 이제부터 원내대표가 특검법 협상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하고, 특검 통과 이후 이 후보에 대한 출석 요구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특검이) 수사를 정확히 한다면 이 후보를 부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5분여 동안 회견문을 읽은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기자실을 빠져나간 이명박 후보는 여의도 당사 앞에 운집해있던 500여명의 지지자들 앞에 서서 "여러분이 내 힘이다. 진실이 아닌 사람이 진실을 얘기하는데 흔들려선 안된다"고 짧막한 즉석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후 BBK특검법으로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대치 중인 국회를 한밤에 직접 찾았다.

▲ 17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BBK관련 이명박 특검법 처리문제로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이 대치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예결위회의실에서 열리고있는 한나라당 의총에 참석 특검법 수용 의사를 밝히고 있다.
▲ 17일 새벽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 특검법을 수용한 후 긴급 의원총회가 열리는 국회 본청을 찾아와 의원들을 격려 한 후 고개를 숙인채 본청을 나서고 있다.
이 후보는 BBK특검법 국회 직권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비상대기 중이던 예결위 회의장을 찾아 "오늘 우리는 여의도에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잠시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이라고 역설하고 당직자들에게 국회 대치 상황을 풀 것을 주문했다.

강재섭 대표 안상수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 100여명은 이 후보의 국회 방문 직후 본청을 빠져나와 본청 앞 계단에 모여 "정권교체"를 외치며 정리 집회를 가졌으며, 국회 안팎에서 대기 중이던 1000여명의 당직자들도 모두 해산했다.

이명박 BBK특검법 수용 이유는    
 
이명박 대선 후보가 BBK 특검법을 전격 수용키로 한데 대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발표로 BBK 관련 의혹을 모두 벗었다고 자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BBK특검법 자체가 정략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온 몸으로 막겠다"고 밝힌 한나라당의 입장이 갑작스레 '유턴'한 것이다. 이 후보가 이처럼 BBK 특검법안을 수용한 것은 우선 BBK 국면을 적극적으로 타개하기 위한 '국면전환용'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자신이 BBK를 설립했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고, 노무현 대통령이 BBK에 대한 재수사 검토를 지시하는 등 BBK 의혹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게다가 17일 특검법 직권상정을 앞두고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간의 국회 대치가 격화되는 상황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것 자체가 '뭔가 숨겨야 할 것이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BBK 관련해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다"며 "이 문제의 진실은 하나다. 어떻게 하더라도 진실을 바꿀 수는 없다"고 'BBK 실소유주' 의혹의 '결백'을 거듭 확인했다. 이 후보가 BBK 국면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천명함으로서 'BBK 변수'에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는 길을 차단하고 집권세력으로서의 포용력을 보여줘 '안정감있는 정권교체'의 분위기를 잡겠다는 전략도 엿보인다. 이 후보가 기자회견 직후 BBK특검 처리를 놓고 경찰력이 투입돼 격렬 대치 중인 국회를 굳이 찾은 이유도 이같은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BBK 특검법 처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수용 입장을 전격 발표함으로써 신당측의 직권상정 처리 명분을 약화시키면서 실질적인 시간을 벌자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이틀 앞으로 성큼 다가온 투표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대선 이후 달라질 정치환경을 감안하면 '물리적 충돌'을 통한 특검법 저지가 꼭 득이 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후보측 핵심 당직자는 "아직까지 특검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검법을 받기로 한 이상 공작정치 부분 등 한나라당의 특검안도 병합 심사해야 한다"면서 "이 후보가 의지를 밝힌만큼 이제부터 원내대표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해 특검 협상 의지를 밝혔다. 이 후보가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국회에서 여야가 논의해 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전제조건을 내린 것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아울러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새 정부 수장이 될 당선자에 대한 BBK 특검이 대선 국면에서처럼 커다란 이슈로 부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BBK 특검법 수용 판단에는 검찰 재수사 지휘권 검토를 지시한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경선 당시에도 국세청과 국정원 등 현정권이 전방위적인 뒷조사를 했다고 주장하는 이 후보측은 노 대통령이 BBK 재수사를 지시함에 따라 다시 한 번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구(舊)정권 대 신(新)정권이라는 확실한 구도를 형성해 지난 5년 간의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을 평가하고, 경제 살리기를 시대정신으로 내세우는 이명박 후보에게 노 대통령과의 '대립'은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인 셈이다. 아무튼 이 후보의 BBK 동영상 파장과 이에 맞서는 특검법 수용의 맞불작전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이틀 후면 국민들의 심판대 위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신당, "특검 타협 없다"…오늘 본회의 처리 의지    
 
대통합민주신당은 17일 한나라당과 대치 중이던 'BBK 특검법'을 원안대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후보의 특검 수용은 특검을 모면하기 위한 술책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예정대로 오후 17일 오후 2시에 본회의에서 특검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특검 수사의 피의자인 이명박 후보는 특검을 논할 자격이 없다"며 "이명박 후보가 특검을 수용한다고 하지만 지금도 이(BBK) 사건에 대해 일관되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특검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된 후 본회의에 상정하는 관행과 관련,"11월5일부터 특검안을 처리하기 위해 소집을 요구했지만 전혀 진행이 안 됐다"며 "법사위에서 논의할 가치도 없고 한나라당이 법사위를 소집한다면 그건 특검법안을 지연시키기 위한 작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법안은 심사 기일이 지나면 국회법에 의해 자동으로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며 "(임채정) 국회 의장과도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신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당초 발의안 특검법안에 인력과 기간, 특별검사 임명 등을 수정해 처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김종률 의원도 한나라당이 특검법안에 특정 인물의 이름을 빼달라는 요청과 관련 "사람 이름이 이 사건의 핵심이고 본질"이라며 수정안에 한나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최재천 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은 위장취업, BBK 사건, 다스와 도곡동 땅 소유 문제에 대한 은폐와 조작의 공범으로 특검수사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따라서 특검 수사의 대상이 될 정당과 특검법안을 놓고 타협을 한다거나 논의할 여지는 일절 없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는 범죄자이자 피의자로 특검의 수사 대상일 뿐이고 특검 수용 여부를 논할 일체의 자격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며 "수용 여부를 논하기에 앞서 국가를 대혼란에 빠뜨린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퇴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치검찰은 이제 탄핵의 대상이었고, 특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상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신당 당직자들은 이날 오후 특검법안이 본회의를 통과될 때까지 본회의장 앞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신당, 고심 속 '특검 강행' 배경은   
 
대통합민주신당이 17일 특검을 예정대로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키로 결정했다. 이명박 후보의 갑작스런 입장 변경에 신당은 자정을 넘겨 긴급 의총까지 열어 고심 끝에 마지막 카드를 최대한 활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모았다.

이 후보가 말한 합의 처리를 수용할 경우 법사위 논의 등을 거쳐야 하는 등 시간이 필요하고 논의만 무성한 채 결론 없이 대선을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신당으로서는 강행 처리를 해도 크게 잃을 것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이명박 후보가 동영상 파문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정략적인 음모라며 저항할 경우 '뭔가 구린 것이 아니냐'는 여론의 반발을 등에 업을 수 있는 기회는 무산됐지만 이명박 후보 스스로의 입을 빌어 대선 뒤 이명박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여지는 남겨놓은 셈이다. 일단 신당 안팎에서도 이번 이명박 후보의 결정이 동영상 파문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반전카드라는 해석에는 이론이 없어 보인다. 신당은 이틀 남은 대선 막판까지 이명박 후보의 특검 수용을 과거 노태우 대통령의 6·29 선언과 같은 항복 선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도덕성을 집중 공략해 최대한 이 후보 지지층 흔들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최재천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조건부 수용이긴 하나 이명박 후보가 사실상 특검법에 대한 수용을 밝힘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측면이 있다"며 "이것은 움직일 수 없는 증거 앞에 스스로 굴복한 것을 의미한다. 지난 6·29 선언 때 국민 앞에 굴복했던 그런 전례를 떠올리게 한다"고 밝힌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특검법안은 17일 처리된 뒤에도 물리적으로 대선이 끝난 뒤의 일이 될 수밖에 없어 실제로 소란만 요란했다는 해석을 낳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또 여론조사도 특검안 처리에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 정치적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신당의 특검법 직권상정 방침을 고수할 경우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시점 직전인 지난 12일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KRC)의 여론조사 결과 국회에 계류 중인 'BBK 주가조작 사건' 수사검사 탄핵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6.7%가 '부적절하다'고 답해 '적절한 탄핵'(40.1%)이라는 응답보다 6.6%포인트 높았다. '모름·무응답'은 13.2%였다.(전국 성인남녀 1410명, 전화면접 조사, 95% 신뢰수준에서 ±2.6%포인트, 응답률 19.7%) 정동영 후보는 17일 오전 중으로 긴급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후보의 특검안 수용은 국민적 저항에 대한 항복 선언 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昌측 "꼼수로 위기 돌파하려는 李, 사퇴해야"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16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 특검을 전격 수용키로 한데 대해 "이 후보는 이제 와서 법과 절차를 운운하며 특검법을 수용하겠다는 꼼수로 위기국면을 돌파하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이회창 후보측 류근찬 대변인은 이날 밤 논평을 내고 "국회가 난장판이 됐고, 온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며 "모두가 이명박 후보의 파렴치한 거짓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후보는 진정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적 여망을 좌절시킨 책임을 지고, 즉각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기사제공=제휴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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