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장시간 병을 유발할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면 발병원인으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청주지법 행정부(재판장 최병준 부장판사)는 심모(25)씨가 '군대에서 전차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함유된 솔벤트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백혈병이 걸렸다'며 충주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현대의학상 백혈병의 발병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화학물질이 백혈병을 발병시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점, 원고는 약 2년이 넘는기간 동안 좁고 전기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전차정비고 안에서 주 5회이상 벤젠을 함유한 솔벤트를 1회에 10∼20ℓ 가량 별다른 보호장비없이 사용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전차 정비관으로 복무하는 동안 벤젠을 함유한 솔벤트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상병이 발병했거나 적어도 그 발병이 촉진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급성 백혈병은 일반적으로 암의 분열주기가 1∼2일 정도로 암세포의 성장이 매우 빠른 암이어서 암이 발생한 후 증상을 일으킬 정도로 증식하는 기간이 2∼3개월 이내라는 점으로 미뤄 원고와 함께 근무했던 다른 병사들에게는 백혈병이 발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군복무와 원고의 상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원고는 군에 입대하기 이전에 신체가 건강했고, 백혈병 등의 가족력이 없는 점, 벤젠이 함유된 솔벤트 외에는 다른 화학약품이나 방사선, 항암제, 바이러스 등 백혈병의 위험인자에 노출된 적이 없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심씨는 2007년 1월 육군에 하사로 입대한 뒤 의병전역하기까지 약 2년2개월동안 전차정비 업무를 보던 중 백혈병에 걸려 의병 전역하자 '암 유발 위험인자인 벤젠이 함유된 솔벤트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백혈병에 걸렸다'며 충주보훈지청장을 상대로 국가유공자로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냈으나 발병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이같은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