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대신 자동차 보험가입, 실소유자 허위고지 아냐”
[매일일보=최소연 기자] 보험회사들이 가입자 유치시에는 가입자 정보확인을 등한시했다가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할 경우에는 갖가지 핑계를 대면서 보험금 지급을 회피하려는 행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의 이런 얌체 행보에 철퇴를 내리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동생을 대신해 보험계약을 맺고 보험료를 내줬다면 '피보험자 허위고지'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것.
재판부는 "차량의 실제 소유자가 동생이고 운행도 주로 동생이 했지만, 보험계약 체결 당시 실제 소유자가 누구인지는 고지대상이 아니었고 김씨가 보험료를 전액 지급한 점 등에 비춰 피보험자를 허위고지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7년 승용차를 구입했지만 과거 고의로 사고를 내 보험금을 타내려했다는 이유로 보험가입이 어려운 동생을 대신해 A사와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계약 후 발생했다. 동생의 동업자가 차량을 운행하다 사고를 내고 사망한 것.
동생이 실질적인 차량 소유자인 사실을 확인한 A사는 결국, 피보험자를 허위로 고지했다며 김씨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김씨는 물론, 사고를 낸 동생 동업자의 유족에게 보험금을 줄 필요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1·2심은 김씨가 피보험자를 허위로 고지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김씨에게 보험금을 줄 필요는 없지만, 보험계약이 무효가 아닌 이상 동생 동업자의 유족에게는 보험금을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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