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쌩쌩부는 증권가...내년 증권사 CEO 인사태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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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쌩쌩부는 증권가...내년 증권사 CEO 인사태풍 예고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1.11.17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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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W 사태·세대교체론·실적부진 등 체감온도는 이미 영하권

[매일일보=박동준 기자] 내년 6월을 기점으로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가 만료된다. 국내 대형증권사들 가운데는 12월이 결산인 은행지주사나 대기업 계열사가 대다수라 그룹 임원인사가 단행되는 연말이나 연초에 이들 증권사 CEO들의 거취가 결정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연말부터 내년 6월까지 CEO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KDB대우, 우리투자, 한국투자, 현대, 하나대투, 신한금융투자, 동양종합금융증권 등이다. 

이 증권사 CEO들의 연령대가 50대 중‧후반으로 세대교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발 금융위기 여파로 실적마저 신통치 않아 연임 가능성이 낮아보이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초 ELW(주식워런트증권) 불법매매와 관련해 증권사 CEO들이 줄줄이 검찰로부터 기소당한 것도 CEO 교체의 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검찰이 처음 공판을 진행한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에게 실형을 구형한 것도 타 증권사 CEO들에게도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심 유죄선고가 곧바로 직무정지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신뢰와 이미지를 중시하는 금융회사의 특성상 파급효과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 관련해 경영진이 기소된 증권사는 총 12개로, 대신증권을 비롯해 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이트레이드증권, HMC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LIG투자증권, 한맥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이 있다.

▲ 좌측으로부터 하나대투증권 김지완 사장, KDB대우증권 임기영 사장, 신한금융투자 이휴원 사장,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

여기에 각 증권사별로 회사 내‧외부적인 이슈들 역시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현직 증권사 최고경영자 중 최고령‧최장수로 유명한 하나대투증권 김지완 사장은 내년 2월에 임기가 종료된다.

지난 98년 부국증권 대표이사로 CEO 생활을 시작한 김 사장은 1946년생으로 올해 환갑을 훌쩍 넘긴 65세다. 최근 증권가 CEO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후임에게 자리를 넘겨줄 시기라는 부담감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김 사장은 지난해 옵션만기 쇼크로 거액의 손실을 입은데 이어 올해에도 실적이 신통치 않다는 점도 김 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올해 7~9월 당기순이익이 98억 8800만원으로 전기에 비해 70.2% 줄었으며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80% 이상 급감했다.


KDB대우증권 임기영 사장의 임기는 내년 6월에 종료된다. IBK투자증권에서 대우증권으로 2009년 자리를 옮긴 임 사장은 재임기간 동안 꾸준히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지주사와의 관계 역시 양호하다. 그동안 산은금융지주 강만수 회장은 메가뱅크론을 역설하면서 대형 IB 중요성을 설파했는데 대우증권은 이에 발맞춰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이후 연임한 CEO가 없다는 점과 내년이면 59세로 상대적으로 고령인 점이 걸린다.

신한금융투자 이휴원 사장의 임기는 내년 2월로 끝난다. 특히 지난해 내홍을 겪고 취임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첫 대규모 인사라는 점에서 이 사장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신한금융지주가 도입하는 매트릭스 조직 개편도 어떤식으로 작용할지 미지수다. 통상적으로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임원들의 인사이동도 같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내년 6월 임기가 종료되는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은 올해 다소 부진했던 실적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아보인다. 그동안 전통적인 사업영역만 고수해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던 우리투자증권을 취임 후 기존 브로커리지 외에 분야를 강화해 ‘1등 증권사’란 이미지를 회사 내‧외부로 심어줬다.
▲ 좌측으로부터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 동양종합금융증권 유준열 사장,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
이에 비해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내년 4월 임기가 종료되는 최 사장은 현대증권의 이번분기 실적이 직전분기에 비해 80% 이상 급감될 것이란 증권업계 평가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일 판결난 하이닉스 관련 현대중공업과의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389억원의 배상금을 물게 된 것도 실적에 부담감으로 작용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이 지난 5월 외구계 증권사 출신인 이승국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각자대표체제로 출범한 것이 내년 최 사장 임기를 염두해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 사장은 증권업계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증권사 전반의 업무에 대해 능통하지 못하다”며 “이번 새로 선임된 이 부사장은 IB분야에서 잔뼈가 굵으며 현업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해 시장을 보는 시각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유준열 사장의 임기는 내년 5월로 종료된다. 유 사장은 금융위기 직후 취임해 CMA(자산관리계좌) 열풍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했다. 지난 2008년 636억원이던 순이익을 2009년 2196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등 CMA하면 동양종합금융증권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정도의 수준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동양증권의 종합금융업 면허가 오는 11월 말이면 만료됨에 따라 유 사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유 사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지정한 기업금융과 퇴직연금 시장은 이미 기존 증권사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터라 안착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은 지난 2007년 3월부터 CEO직을 맡아 오고 있지만 내년 3월 임기만료시점에도 연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분기 한국투자증권 실적이 전분기에 비해 5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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