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D중학교 2학년생, 괴롭힘 못 이겨 자살…교육감 공식 사과
[매일일보=권희진 기자]동급생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한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라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9시쯤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 수성구 D중학교에 다니는 2학년 권 모군이 숨져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A군은 죽기 전 동급생들로부터 극심한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에는 “게임을 게을리 하면 물로 고문하고 단소로 때렸다. 가족을 욕하고 공부를 못하도록 문제집을 가져갔다. 학교에서도 몰래 때리고 숙제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유서에는 또 차마 입에 담지 못할 고백도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친구들은 라디오 선을 뽑아 제 목에 묶고 끌고 다녔으며 바닥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워 먹게 했다. 오른쪽 팔에 불을 붙이려고도 했다”고 털어놨다.
뒤늦게 알려진 이 사건은 시교육청 당국을 발칵 뒤집었으며 23일 오전 9시 대구시교육청 우동기 교육감이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유족과 시민들 앞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우동기 교육감은 “‘보복이 두려워 주위에 도움을 구하지 못하고 극단의 선택을 했다’”는 권군의 유서를 감안, 보복 행위에 대한 엄중 처벌 다짐과 함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구지역 전 학생들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은 대부분 혐의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위법사실이 확인되면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대전의 한 여고생이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이 여고생이 자살 직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담긴 CCTV 동양상이 최근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파문을 낳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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