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의원들 설맞이…총선 앞으로
【서울=뉴시스】4월9일 총선을 앞두고 설을 쇠는 며느리 의원들은 두 배로 바빠졌다. 시댁에서는 음식을 마련해야하지만 지역구에 위치한 시장과 상점들을 돌면서 민심 훑기 행보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도 '슈퍼우먼'이다. 이들 여성 의원들이 총선을 앞두고 며느리로, 총선을 준비하는 '예비 후보자'로서 설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는 지 '살짝' 들여다 본다.
◇한명숙, 실향민과 함께 차례상 마련 = 대통합민주신당 한명숙 전 국무총리(경기 고양 일산구 갑)는 함경남도 평양이 고향인 실향민이다. 그래서 이번 설에는 일산에 있는 북한 식당에서 북녘에 고향을 둔 실향민과 함께 제사를 지내며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랬다. 한 전 총리는 집안의 장녀이자 맏며느리로서 매년 명절마다 제사 음식은 손수 장만해 왔다. 그는 이번 설에도 일산에 있는 마트에서 제수용품과 음식 재료를 구입해 차례상을 준비해 차례를 지낸 뒤 설 당일에는 집안에 찾아오는 손님과 세배객들과 새해 덕담을 주고받았다. 설 연휴 첫날인 6일에는 일산에 있는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오후에는 정신지체 장애아들이 살고 있는 '꿈나무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설 연휴 내내 불우이웃과 소외계층과 설 연휴를 보냈다. 한 전 총리 측은 "총선에서 표를 달라고 지역주민을 찾아다니는 것도 이상한 것 같다"며 "매년 해 오던 불우이웃과 어려운 사람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며 설 연휴를 보냈다"고 말했다. ◇김영주 "설날만 가족과, 나머진 지역에" = 대통합민주신당 김영주 의원(비례대표)은 셋째 며느리로서 차례상도 차려야 하고 오는 총선에서 출마하는 지역구(영등포 갑)도 다져야 하기 때문에 설 연휴 내내 쉴 틈이 없다.
김 의원은 "내가 예전부터 차례상을 잘 차린다고 해서 차례상은 꼭 내가 차린다"며 "예전에는 설 전날 형님댁에 가서 전도 부치고 음식도 만들었는데 올해는 형님 댁에 며느리가 둘이나 들어오고 내가 지역구 활동이 바빠서 음식 준비는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 의원은 설날인 7일 오전에는 시댁에 가서 차례를 지내고 오후에는 친정에 가서 저녁을 먹는 등 이날 하루만큼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6일과 8일에는 출마 예정지역인 영등포에 있는 재래시장을 돌며 지역주민과 인사를 나누고 평소 직장을 다니느라 얼굴 보기가 힘든 지역 사람들과 만나 간담회를 마련하는 등 지역구 다지기에 주력하는 한편, 당 수석부대표인 만큼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역 등지에서 새해 인사를 나눴다. ◇김희정 "떡국 1000 그릇 대접, 장 보면서 민심도 본다" = 한나라당에서 유일하게 지역구를 가진 두 명의 여성의원 가운데 한 명인 김희정 의원은 매년 설마다 지역구 내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에게 떡국 1000그릇을 대접해 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설 전인 6일에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떡국 재료를 직접 준비하고, 대접했다. 5일과 6일에는 연제구에 위치한 시장 11곳을 찾아 제수용품을 마련하면서 시장 상인과 장을 보러온 사람들을 만나 지역 민심을 살폈다. 평소 지역구 관리에 자신 있다는 김 의원은 "설 전에 국회가 열려서 3일 전부터 시장을 돌아야 하는데 올해는 이틀 밖에 못 돌았다"며 "그래도 큰 제수용품은 큰 시장에서 사지만 설 전에 상하기 쉬운 물품은 주변 시장에서 사는 만큼 이틀 동안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설날인 7일에는 친정에서 제사를 지내고, 기독교 집안인 시댁을 찾아 가족들과 예배를 보면서 지낼 계획이다. 총선을 60여일 앞두고 설 연휴 동안 1인2역을 해야 하는 며느리 의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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