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근 실세들이 오만방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과 관련,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발언을 두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공수처 도입을 논의하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검찰경찰소위의 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은 “조 수석의 페북(페이스북) 놀이와 유튜브 놀이 때문에 검찰개혁이 물 건너간다”는 비판을 담아 입장문까지 발표했다.오 위원장은 11일 ‘낄 때 안 낄 때 다 끼는 조국 수석 때문에 검찰 개혁이 물 건너간다’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공수처 등 검찰개혁 법안은 이미 정부 입장이라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검경소위에서 7차에 걸쳐 심도있게 논의 중”이라며 “조 수석이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다면 검경소위에 의자 하나 놔드릴 테니 국회에 출석해 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이어 오 위원장은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분이 인터넷을 활용해 여론몰이에 나서 야당을 자극하고 국회를 농락하는 모습이 오히려 검찰 개혁을 방해하려는 뜻은 아닌지, 개혁 대 반대개혁의 정치 프레임을 위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며 “조 수석을 나설 때, 나서지 말아야 할 때를 제발 구분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할 일이나 제대로 하기 바란다. 대통령의 비서로서 그 역할과 지위를 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이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비서가 국회에 공수처 법안 처리를 요구하고 국회의원을 놀리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게 할 일인가”라며 “비서는 조용히 비밀리에 대통령을 보좌하는 자리인데 (문재인 대통령) 측근 실세들이 자기 분수를 모르고 오만하고 방자하다”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앞서 조 수석은 지난달 22일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으로 ‘공수처 수사 대상에서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 제외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야당이 흥정에 응하지 않겠냐는 뜻”이라며 “국회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조 수석은 지난 9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알릴레오’에 출연해 “야당이 ‘국회의원 포함이 옳다’고 반발해 참 다행”이라며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으니 야당이 (수사 대상에) 국회의원을 포함해 달라”고 했다. 또 이날 조 수석은 공수처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 것에 대해 “공수처는 촛불 혁명의 요구인데 현 국회는 촛불 혁명 이전에 구성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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