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김하늘 기자]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된 이후 경찰의 검찰 내사지휘 거부가 확산되고 있다. 수사권 조정안을 놓고 검경간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3일 대구지검 서부지청의 내사 지휘사건 접수를 거부했다. 사건은 주택법 위반과 관련한 진정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날 인천 중부경찰서와 부평경찰서도 인천검찰청이 수사를 개시하기 전 내사 지휘한 사건 2건에 대해 접수를 거부했다.
지난 2일에는 대구 수성경찰서가 검경 수사권 조정이후 전국에서 처음으로 검찰 내사 지휘를 거부했다.
이는 그동안 검찰이 관행적으로 의뢰해오던 진정 사건을 더 이상 수사해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대통령령 제정, 시행에 따른 수사실무 지침'에 따르면 검사수사사건 처리에 대해 검찰 내사 및 진정사건은 검사 수사사건이 아닌 수사개시 전 사건으로 규정돼 있다. 검찰청으로부터 사건 접수 단계에서 거부하도록 명시돼 있다.
경찰은 검찰로부터 고소나 고발 등 사건만 넘겨받아 수사하도록 지시했다. 검찰로 접수된 수사의뢰 사건도 수사개시 전 사건이므로 내사, 진정 사건과 동일하게 처리하도록 했다.
검사가 경찰의 모든 수사를 지휘한다는 내용을 담은 개정 형사소송법 196조1항에 대해 검찰은 검사 직접 수사사건에 대한 지휘도 모든 수사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 반면 경찰은 모든 수사는 경찰의 수사만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경찰이 이 지침을 일선 경찰서에 하달함에 따라 수사권 조정안을 놓고 검찰과 경찰간의 갈등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조현오 경찰청장도 같은날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 수사권 굉장히 잘못돼 있다"며 “이 지구상에 전례가 없다"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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