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 등 통해 강한 검찰 개혁 드라이브 예고해
가족 둘러싼 검찰수사 등으로 입지 좁아질 가능성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험난한 곡절 끝에 장관직에 올랐다. 조 장관은 문재인 정부 사법개혁의 상징성을 지닌 인물인 만큼 검찰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조 장관이 장관 후보자로 낙점된 후 본인 주변을 둘러싼 각종 의혹 난타전으로 흠집이 나고 관련 수사도 진행 중에 있는 만큼 검찰개혁의 동력을 온전히 지켜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조 장관은 공식 출근 첫날인 10일 현충원을 참배해 검찰 개혁 완수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조 장관은 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국민에게 받은 권한, 국민께 돌려드리기 위하여 법무부 혁신과 검찰개혁을 완수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는 메세지를 남겼다.
또 이날 검찰개혁 업무를 위한 원포인트 인사도 단행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종근 차장검사가 법무부에 파견돼 검찰개혁 추진 업무를 지원할 예정으로 아직 직책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인사는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재임 시기 착수한 검찰개혁 작업의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법무부는 정책기획단 등 법무정책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존 조직과 별도로 검찰개혁을 전담할 부서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부터 최우선 과제로 꼽아왔던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강하게 표명했다. 조 장관은 지난 9일 취임식에서부터 “검찰 권력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도적 통제 장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검찰 개혁의 법제화, 국민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통제 등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독기능을 실질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도 조 장관 임명과 검찰 수사가 별개라고 선을 긋고 검찰 개혁에 무게를 실어줬다. 특히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의 권력기관 개혁의지가 좌초돼선 안된다는 표현을 통해 조 장관의 역할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장관이 검찰 개혁 작업에 본격 시동을 걸고 나섰지만 향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사문서 위조)로 불구속 기소됐고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웅동학원 관련 의혹 등 다른 의혹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 스타일로 미뤄볼 때 조 장관의 임명에도 수사 강도가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검찰이 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를 빚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조 장관의 입지가 좁아져 검찰 개혁을 위한 적극적 행보를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더욱이 조 장관의 검찰개혁에 검찰 조직이 집단 반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고, 보수 야당이 해임건의안 발의를 비롯해 국정조사와 특검을 거론하고 나선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법개혁 칼자루를 쥔 조 장관이 당분간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조 장관이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검찰 개혁 핵심인 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설치를 마무리 짓고 검찰의 특수수사 축소와 법무부의 탈검찰화 등에 속도를 내는 등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하면 대선주자로까지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