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의행 수원대박물관 교수, 40년대 항공사진 활용, 매몰 미지형‧산지지형 재현
동쪽 낮은 미고지 백제시대 교통로와 일치…사신행렬 출발‧도착지 활용 가능성
[매일일보 김양훈 기자] 백제와 외국사신의 출항과 도항이 이루어진 장소로 알려진 연수구 능허대와 그 일대가 3차원 입체화 과정을 통한 고지형분석 방법을 통해 처음으로 복원됐다.
이에따라 능허대 동쪽 능선에 조수 파고가 차단되는 지형적 이점을 이용해 정박 후 물품의 적치와 이동이 동쪽으로 이어진 평탄한 미고지를 통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능허대는 서해안 내륙을 모두 조망할수 있어 경관지대로도 이용됐을 가능성이 높고 앞으로도 능허대와 발선처인 한나루의 위치 등 능허대와 관련한 추가적인 학술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학계 의견이다.
연수구는 지난 20일 3층 대회의실에서 ‘백제의 대중 외교와 능허대’라는 주제로 ‘연수 능허대 문화축제의 지속 성장을 위한 능허대 역사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회의는 백산학회 회장인 정운용 교려대 교수를 좌장으로 모두 6개 주제별 12명의 발표자와 토론자가 참석해 오후 1시부터 5시간 넘게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의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허의행 수원대박물관 연구교수는 ‘3D 지형분석을 통해 본 능허대와 주변의 고지형’이라는 주제발표에서 1940년대 이후 남겨진 항공사진을 활용해 능허대 일대의 매몰된 미지형과 산지 지형을 파악할 수 있는 3D영상을 재현해냈다.
또 능허대 동쪽으로 이어지는 평탄한 미고지가 청량산 낮은 곡부지역과도 연결되고 일부 연구자에 의해 제기된 백제시대 교통로 루트와도 일치해 능허대가 선박 기능과 함께 사신행렬의 출발과 도착지로 존재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따라 이 루트에 대한 발굴조사와 연구를 통해 고지형과 매몰된 유적의 존재여부, 그리고 제기된 여러 내용 등을 체계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능허대 일대는 일제강점기부터 개발로 인한 형질변경이 이루어 진데다 대규모 도시개발로 원지형을 찾기 어려웠던 곳으로 이번 3D지형분석으로 능허대와 관련한 다양한 학문적 해석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윤용구 인천도시공사 문화재부장도 ‘능허대와 한나루의 역사지리’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1947년 항공사진을 통해 인두자루와 같다는 능허대의 형상을 소개했다.
이어 능허대와 발선처인 한나루가 거리를 두고 있다는 자신의 종전 주장과 차이가 있는 자료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백제사와 인천 지역사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능허대 연구는 활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희인 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장도 ‘인천 연안의 초기철기~원삼국시대 유적’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영종, 김포 등 인천지역의 외래계와 교류관련 유물을 소개하고 그 특징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 부장은 이 자리에서 고고학적으로 기원 후 3~4세기 대까지 인천 연안에서 마한의 영향이 강하게 존속되고 분구묘의 조성이 3세기 후반부터 감소되는 것은 한성백제의 직‧간접적인 영향력이 미치기 시작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좌장을 맞은 정운용 고려대 교수는 “그동안 사료적 학술적 검증이 부족했던 능허대의 존재를 확인할수 있는 의미있는 학술회의였다”며 “앞으로 고고학적 자료만 보완된다면 백제사신로에 대한 연계적인 접근도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수구 관계자도 “이번 학술회의 결과와 새롭게 재현해 낸 고지형 분석을 통해 능허대와 내륙 사신로 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며“능허대 문화축제와 능허대의 역사성을 확인해 내는 차원에서라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