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 오후 2시(현지시간) 뉴욕 대한민국 총영사관에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지지를 촉구했다. 25일 산업부에 따르면 성 장관이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 측 지지를 요청한 것과 관련, 로스 상무장관은 미국기업과 글로벌 공급망의 영향을 언급하며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조속한 해소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알리고 이에 따른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의 지지를 요청했으며, 한미 FTA 개정협정 등을 감안해 한국의 자동차 232조 조치 면제 당위성을 강조했다. 로스 장관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해소 필요성과 함께 자동차 분야 교역‧투자가 호혜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LNG 도입과 현대차의 자율주행 투자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등 우리 기업의 미국 투자가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앞서 우리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 수출규제 조치를 제소했으며, 일본 측은 20일 양자 협의에 응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무역분쟁이 발생한 경우 우선적으로 양자협의를 하도록 돼 있는 WTO 규정에 따라 일본 정부가 한국의 협의 요청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지난 11일 WTO 사무국에 요청서를 발송하면서 WTO 제소 절차가 시작됐다. 양자협의 요청서를 수령한 날로부터 10일 이내 회신을 해야 하는데, 일본은 9일 만에 수락 의사를 밝혔다. 당사국 간 양자협의는 WTO를 통한 분쟁 해결 절차의 첫 단계다. 일본은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나오자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지난 7월4일 고순도 불화수소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가지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를 단행한 바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으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68일 만에 WTO 제소 카드를 꺼내들었다. WTO 절차에 따라 우리 정부와 일본은 30일 이내에 양자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최대 2개월 동안 협의가 가능하며,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 정부는 WTO에 제3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분쟁처리위원회 설치를 요구할 수 있다. 분쟁처리위원회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 15개월 정도 걸리는 만큼, 판정 이후 불복해 최종심까지 갈 경우 소송 결과는 최소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