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했다. 지난 8월 27일 조 전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와 자녀 입시, 웅동학원 소송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강제수사를 시작한 지 55일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21일 정 교수에 대해 자녀 입시 비리 관련 업무방해와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조사문서행사,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해선 업무상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미공개 정보이용),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정 교수는 증권사 직원을 동원해 자택과 동양대 연구실 PC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교체한 것과 관련해선 증거위조 교사, 증거은닉 교사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정 교수에게 적용한 혐의는 11개에 이른다.
정 교수는 건강상 문제를 호소하고 있으나 검찰은 핵심 피의자로서 정 교수의 신병확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의 구속 여부는 앞으로 정국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일각에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다면 대대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가 없었다고 검찰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는 만큼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검찰이 조 전 장관 가족을 대상으로 한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는 비판과 정치적 논란이 잦아들 수 있으나 영장이 기각되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책임론이 가열되면서 거취 문제까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정 교수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검찰이 어떤 식으로든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 방향 또한 정해놓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법조계 안팎으에서 나오고 있다.
정 교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3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 교수는 이달 3일부터 16일 사이 모두 여섯 차례 조사를 받았다. 건강문제 등을 이유로 조사 도중 귀가하는가 하면, 검찰 역시 될 수 있으면 심야 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조사가 길어졌다. 정 교수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