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관제 프로그램 기반 ICT 접목 공유주방 구축해 점주 지원
배달‧식자재 공급 등 신사업 준비…인프라 중심 진출지역 고려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자영업자들이 고스트키친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소임이다.”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고스트키친 본사에서 만난 최정이 대표의 포부다. 고스트키친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스마트 공유주방이다. 약 4평의 빌트인 주방을 자영업자에게 임대해 창업비용에 대한 부담을 낮춰주고, 사업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강남점과 삼성점을 운영 중이며, 석촌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정보기술(IT) 분야의 전문가다. KAIST에서 전자공학과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로봇공학으로 대학원을 마쳤다. 2000년부터 전산보안장비 업체, 영상기기 업체, 스마트TV 소프트웨어(SW) 업체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배달의민족에 합류해 ‘배민수산’과 ‘배민 키친’ 등을 기획한 바 있다.
이러한 강점은 자체 IT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반영됐다. 고스트키친은 자체 개발한 주문 시스템 ‘발가락’을 통해 주문 및 배달접수를 자동으로 처리한다. 배달앱을 통한 주문접수부터 결제 및 도착까지 일련의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 대표는 “고스트키친의 강점은 인프라 서비스고, 이를 실행하려면 운영하는 IT와 데이터베이스가 중요하다”며 “본사 운영팀은 총 40개의 키친들의 입점율 등 모든 사항을 원격으로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처럼 중앙에서 관제하는 솔루션을 클라우드키친이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공유주방 사업에 대한 철학도 밝혔다. 최 대표는 “현재 고스트키친은 사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시설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며 “영업이익률은 감가상각을 반영하면 0원에 가깝다. 임대료로는 이익을 내면 안된다는 철학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실제 고스트키친은 공통적으로 필요한 냉장고, 작업대, 싱크대 등 설비는 입점주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설비한다. 후드 아래 30%의 공간을 비워두고 입점주가 가게별 필요한 물품을 이 공간에 채워넣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러한 최 대표의 철학은 상생이 중요하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그는 “단순히 공간을 빌려줘 영업이익을 내려고 한다면, 문제가 발생한다”며 “사업 경험이 있는 입점 사장님들의 경우 시설공사비를 공유하면, 회사가 망하지 않겠냐고 우려해주신다”고 말했다. 이어 “입점 사장님들은 약 30%를 남길 수 있으며, 이는 인건비로 딱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사업에 힘을 보탤 구상도 가졌다. 최 대표는 “현재는 공간임대와 데이터분석, 배달 정도만 제공해왔고, 1월부터는 식재료구매까지 시도한다”며 “임대료, 식재료비, 광고비 등을 우리가 비즈니스모델화해 공간 위에 추가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중 배달의 경우 시장 자체는 확대되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에 준비한다는 주장이다.
향후 진출 지역에 대한 예고도 남겼다. 최 대표는 “석촌점 다음 진출 지역은 노원이다. 아파트 신혼부부들 오피스텔 대상이고 그 근처에 1~2인가구 얼마나 사는지가 중요하다”며 “직접 건물을 착공하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인프라를 중심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후배 스타트업들에 대한 조언을 남겼다. 그는 “투자자들 만나서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는건 수용하지만, 하려는 사업에 대해 자신감과 신념을 가지고 피칭해야 한다”며 “실적 등 숫자는 보수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막상 들어왔는데 그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투자자가 알게 되면 신뢰에 금이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