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동향·국방부 軍 대비태세·통일부 개성공단 보고
[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외교안보라인 장관들을 급히 청와대로 불러 함께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열었다.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과 5월 초 한미정상회담 의제와 양자 현안, 북한 및 북핵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1일 미국으로 출국, 김규현 외교부 1차관이 대신 참석했다.청와대에서는 허태열 비서실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참석했다.박 대통령이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한 것은 취임 후 처음으로 긴급 소집된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박 대통령은 당초 이날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려 했지만 이 일정을 3일로 미뤘다. 북한의 도발위협 수위가 고조되고 있는 만큼 철저한 대처가 시급하고 긴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오늘 기재부와 금융위 업무보고를 하려 했는데 어제 오전에 갑작스럽게 외교안보장관회의가 소집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안이 폭넓게 검토됐다.국정원은 최근 북한동향 및 위협에 대한 평가를, 국방부는 북한권 동향과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각각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 위협에 대한 주요국의 평가 및 우리의 대응방안(외교부), 개성공단 상황 평가 및 대책(통일부)도 회의 안건으로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회의 소집 배경에 대해 “국내외 정세를 분석하고, 점검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청와대에서는 박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인 지난 1월31일 이명박 전 대통령 주재로 외교안보장관회의가 열렸으며, 북한의 3차 핵실험 시도에 따른 대비책과 대북제재 수위 등이 논의됐다.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 국방부와 국가보훈처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북한이 천안함, 연평도 도발과 핵실험에 이어 최근 정전협정 백지화와 남북간 통신선 차단, 그리고 마침내 전시상태 돌입을 선언했다. 현재 북한의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특히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에 대해 어떤 도발이 발생한다면 일체 다른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초전에 강력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나는 군 통수권자로서 북한의 도발적이고 기습적인 도발에 대해 직접 북한과 맞닥뜨리고 있는 군의 판단을 신뢰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한편 박 대통령은 회의 직전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우말라 대통령은 페루 육군 무관으로 2005년 한국 근무 경험이 있는 남미의 대표적 ‘친한파’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박 대통령은 외교안보장관회의 시작에 앞서 “우리의 여러 진출 기업들이 페루 경제에 도움을 주고 기술 이전 등을 통해서도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또 북한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를 지지한다고 했다. (페루는)늘 든든한 우방으로 지지해줬다”고 우말라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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