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보험에 가입할 때 동의한다는 녹음내용이 있어도 자필서명이 없으면 보험 계약이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부산지법 제8민사부(부장판사 심형섭)는 지난 3일 H보험사가 홈쇼핑을 통해 보험상품에 가입한 고객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보험금지급 채무는 존재하지 않지만 보험금 2억5000만원 중 70%에 해당하는 1억7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재판부는 “통화녹음내용이 있어도 타인의 생명보험계약 성립 당시 피보험자의 서면동의가 없다면 그 보험계약은 무효가 된다”며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그러나 “보험사 직원도 김씨의 서면 동의를 얻지 못하면 보험계약이 무효가 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보험사가 이씨의 손해를 일부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이모씨는 지난 2009년 TV 홈쇼핑을 통해 남편 김모씨가 대중교통사고 이외의 원인으로 사망하면 2억5천만 원을 지급받을 수 있는 생명보험에 가입했다.피보험자 김씨는 ‘이 녹음 내용은 청약서 자필서명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지고 있다’는 통신판매인의 고지에 따라 전화통화로 계약 체결에 동의했고, 피보험자 자필서명란엔 이씨가 남편을 대신해 날인했다.김씨 사망 이후 이씨는 사망보험금 2억5000만원 지급을 요청했으나 보험사는 김씨의 자필서명이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