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삼성생명이 사은품을 빌미로 고객정보를 99년 동안 보유하겠다고 해 고객 원성을 사고 있다.A씨는 얼마 전 삼성생명에서 온 사은품 신청 동의 문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A씨의 개인정보를 삼성생명과 삼성생명의 업무수탁 회사가 99년간 보유하겠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A씨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그때까지 살아있을 수도 없을 것 같은데, 대체 왜 그 기간까지 내 개인정보가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이에 삼성생명은 “상품 관련 개인정보는 대게 상품 계약기간 동안 보유하지만, 재택정보 등의 이벤트와 관련하여 제공받는 개인정보는 1년부터 99년까지 다양한 개인정보보유기간을 설정한다”며 “99년이라고 표시는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고객이 원하는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실제 A씨가 삼성생명으로부터 받은 문자에는 동의 유효기간이 99년(2112년 4월 11일까지)으로 기본 설정되어 있다. 삼성생명의 주장대로 기간 변경이 가능하다고 해도 별도의 설명이 없어 고객은 이를 알 수 없다.감독 당국도 개인정보 보호규정을 마련하는 데 별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금융감독원 보험조사국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유기간에 관한 별도의 규정은 없다”면서도 “개인정보처리법이 있고 업계가 이를 따르고 있는 만큼, 제대로 된 규정이 없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그러나 현행 개인정보처리법 21조(개인정보의 파기)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가 해당 정보가 ‘불필요하게 되었을 때’ 개인정보를 파기하게 되어있다. 폐기 기간에 관한 규정도 없다. 통상 업체로 대표되는 개인정보처리자에게 개인정보 관리를 일임해 둔 셈이다.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개인정보관리에 대한 부실한 감독규정의 허점을 금융기관이 이용하고 있다”며 “거래일로부터 몇 년 이내라고 하는 폐기기간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조남희 대표는 또 “모니터링 등의 관리·감독과 함께, 개인정보가 자동폐기 될 수 있도록 별도의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