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를 둘러싼 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꼽히는 이웅열(64)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구속 여부가 하루 연기됐다.
29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중앙지검 형사2부(이창수 부장검사)는 이날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인영장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법원에 통지했다. 검찰 측은 “피의자 개인 사정으로 내일 오전 같은 시각으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지난 25일 이 전 회장에 대해 약사법 위반과 사기,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배임증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회장은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보사 2액 성분에 대해 ‘연골세포’로 품목허가를 받았음에도 허가 내용과 다른 ‘신장유래세포(GP2-293)’ 성분으로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 세포가 포함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기고 식약처 허가를 받기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적용됐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치료용 주사액이다. 2017년 7월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2액 주성분이 종양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알려진 신장유래세포로 드러나 지난해 7월 허가가 취소됐다.
검찰은 코오롱티슈진 ‘상장 사기’에도 이 전 회장이 관여됐다고 보고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혐의도 적용했다.
이 전 회장은 인보사를 ‘넷째 아이’라고 부를 정도로 1990년대 후반부터 개발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분 의혹이 제기되기 넉 달 전인 2018년 11월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현재 지주회사 코오롱 지분 51.65%, 코오롱티슈진 지분 17.80%를 보유하고 있다.
인보사 개발을 주도한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11월 미국 임상시험이 중단되고 2액 주성분이 신장유래세포인 사실을 숨긴 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2000억원 상당의 청약대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해 인보사 의혹에 대한 수사 초기 단계에서 이 전 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후 1년여 만인 지난 18~19일 이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