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단기대출'에만 매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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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단기대출'에만 매달려
  • 강미애 기자
  • 승인 2013.05.2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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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하 대출 55% 차지...서민과 중소기업 '을'로 전락
[매일일보] 국내 은행들의 단기위주 대출이 서민과 중소기업들을 울리고 있다.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총 대출 중 1년 이하의 단기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4.9%에 달했다. 1~5년은 23.1%, 5년을 넘는 장기대출은 22%에 불과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1년 이하 단기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8.6%에 이르지만 5년 초과 장기대출은 고작 6.6%에 머물렀다.은행들은 고객 신용도의 변화 등을 제 때 반영하기 위해서는 1년 단위 대출관행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그러나 금융전문가들은 국내 금융권의 단기대출 관행은 위험을 회피하면서 수익만 챙기려는 은행들의 행태라고 지적했다.은행들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거나 자금이 필요할 때 자금 회수를 쉽게 하려한다는 것이다.또 은행들은 기업대출의 경우 기술력이나 사업성을 제대로 평가할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있어 장기대출을 꺼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서민이나 중소기업 고객들은 1년마다 대출을 연장해야 하고,  대출 연장이 안 될 때는 신규 대출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은행과의 관계에서 `을'로 전락하게 된다.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1년마다 대출 연장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심리적 위축감을 준다며 장기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안정적인 기업 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이 같은 단기대출 관행은 고객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금융관계를 맺는 선진국형 대출 관행과는 거리가 멀다.1년 이하 단기대출 비중은 독일은 13%에 불과하고 다른 유럽국가 평균도 15%다. 같은 아시아권인 대만과 일본의 단기대출 비중도 각각 23.4%, 26.6%에 그쳤다.이들 나라의 대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대출기간이 5년을 넘는 장기대출이다.독일의 5년 초과 장기대출 비중은 무려 76.8%에 달한다. 독일의 중소기업들은 이 같은 장기적인 자금 조달을 바탕으로 경영에만 전념해 확고한 기반을 다졌다.

한국은행 거시건전성분석국의 김낙현 과장은 "선진금융으로의 진정한 도약을 원한다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기대출 관계를 쌓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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