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 환율 급등...시장전문가 "단기 충격에 그칠 것"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한국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일대비 37.81포인트(2.00%) 급락한 1850.50으로 마감했다.
이날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위원회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FOMC)를 마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예상대로 경제가 낙관적으로 진행된다면 올해 하반기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시장의 우려가 현실화되자 외국인들은 한국 금융시장에서 자금 회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양상이다.외국인들은 이 날 하루에만 현․선물을 합쳐 892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7일 이후로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하면서 이 기간동안 4조원 이상의 자금이 한국시장을 빠져나갔다.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일본 니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1.74% 하락했고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제조업수치를 발표한 중국은 경기 둔화 우려가 겹쳐지면서 2.23% 급락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출구전략으로 2004년 일어난 조정 국면이 올해 여름 재현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이 연구위원은 “연준이 유발한 유동성 장세의 수혜를 봤던 금융시장일수록 '출구전략'에 크게 반응할 것”이라며 “양적완화 조치에 힘입어 채권, 주식, 부동산 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한 아세안 시장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환율도 요동쳤다.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 탓에 달러 매수세가 몰리면서 이 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4원90전 급등한 1145.7원으로 마감했다.환율은 장 시작과 동시에 전일 종가보다 10원 이상 오른 1143.0원으로 출발했다. 환율급등에 따른 수출업체의 네고(달러화 매도) 물량 유입이 있었지만 상승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출구전략 발표로 단기적인 충격은 피할 수 없지만 충격 여파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도 외국인 수급부진으로 유동성 위축 영향권에 있다”며 “다만 미 연준의 단계적인 출구전략 시행은 미국 경기회복 속도에 달린 점을 감안하면 기존 유동성 효과는 실물경기 회복이라는 펀더멘털 개선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했다.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연준의 발표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내포하고 있다”며 “연준의 발표로 향후 1년간 출구전략은 없으며 전제조건도 충분한 경기회복이 없으면 출구전략은 없을 것을 명확히 해 시장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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