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ESG 채권 흥행…실적 개선·투심 개선 영향
ESG 채권 발행 성공으로 친환경 투자 기반 마련해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건설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향후 수익성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 건설사의 ESG채권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건설이 공모한 회사채 수요예측에 모집금액의 6.8배인 544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한화건설은 ESG채권인 녹색채권 500억원, 회사채 300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수요예측이 흥행함에 따라 녹색채권 3년 만기물 1200억원, 회사채 2년 만기물 400억원 등 총 1600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한화건설은 녹색채권을 통해 모집된 자금을 친환경건축물 건설과 하수처리장 건설을 위한 출자금, 온실가스 절감을 위한 친환경운송수단인 철도 건설 프로젝트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5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코로나19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전량 미매각됐던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앞서 SK건설도 국내 건설사 최초로 공모한 녹색채권 수요예측에서 1500억원 모집에 8배 넘는 1조2100억원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를 두고 SK건설 측은 추진 중인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이 금융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SK건설은 조달 자금을 태양광, 연료전지, 친환경 건축물 등 신규 프로젝트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 중 가장 처음으로 ESG 채권을 발행했던 포스코건설은 올해도 ESG 채권을 발행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7월 ESG 채권을 구성하는 종류 중 하나인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해 1200억원 조달에 성공했다. 확보된 자금은 녹색건물 인증을 받은 친환경건축물 시공, 중소협력업체에 대한 공사기성금 조기지급 등에 쓰일 예정이다. 또 지난달에도 14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당초 1100억원을 발행할 에정이었으나 수요예측에서 63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몰려, 최종 채권 발행 규모는 ESG 채권 1400억원, 회사채 400억원으로 늘어났다.
DL이앤씨 분할 이후 처음으로 공모채 발행에 나설 가운데, 최대 2000억원 규모의 ESG채권 발행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중립기조에 발맞춘 친환경 사업 추진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 채권에 대한 투심이 개선된데다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의 ESG 채권 발행 행렬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ESG 경영과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