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신약 수출 등 R&D 성과…코로나 특수 아직까진 유효
GC·유한·한미·종근당·대웅 등 전통 제약사 성장세 업계 뒷받침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장기화와 더불어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등장으로 다소 침체된 제약·바이오 업계가 꿈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항암제, 신약 수출 등 제약 회사들의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에 코로나19 특수까지 이어지면서 올해 제약·바이오산업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대형 기업들이 올해 3분기 좋은 실적을 보이며 조기 입성에 성공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 기업들은 ‘코로나19 특수’ 속에 분기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가 하면 대형 제약사도 악화된 실적을 만회하는 분위기다.
특히 전통 제약사들의 견조한 성장세가 눈에 띈다. 우선 GC녹십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백신 생산 중단에 따른 반사효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며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달성했다.
GC녹십자의 올 3분기 잠정 연결 기준 영업실적은 매출 4657억원, 영업이익 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41% 증가했다. GC녹십자의 분기 매출액이 46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3분기 영업이익도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혈액제제 사업 매출이 1096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백신 1043억원, 처방의약품 978억원, 독감백신 925억원을 각각 보였다. 이로써 GC녹십자는 처음으로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1355억원, 영업이익 876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전통 제약사 1위라는 타이틀을 갖은 유한양행은 이번 3분기에 매출액(별도 기준) 4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이로써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2638억원을 기록 중이다.
유한양행은 프로바이오틱스 신제품 ‘와이즈바이옴’과 ‘엘레나’ 관련 광고 및 마케팅 비용으로 270억원의 광고비를 집행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100억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또한 이번 분기에 얀센으로부터의 마일스톤 100억여원이 미인식되면서, 다음 분기로 이연됐고 이에 따른 역기저 효과가 발생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9억원으로 67.7% 감소했는데, 이는 올해 출시한 프로바이오틱스의 마케팅비 증가와 3분기에 미인식된 마일스톤에 따른 역기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은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성장을 이루며 완벽한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3분기 연결회계 기준으로 매출 3031억원과 영업이익 369억원, 순이익 281억원을 달성하고, R&D에는 매출대비 13.3%인 403억원을 투자했다.
종근당은 이번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3412억원 영업이익은 3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4.5%, 영업이익 23.7% 각각 감소했지만 연 매출 1조원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매출액 감소 원인은 앞서 유한양행과 유사하게 지난해 3분기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와 ‘리피로우’의 일회성 매출에 따른 역기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역류성식도염 치료제와과 골다공증 주사제 등 주요 품목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2%, 55.3%가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간 발목을 잡았던 소송 이슈가 해소된 대웅제약도 호실적을 거뒀다. 대웅제약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906억원, 영업이익은 2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285% 늘었다. 전문의약품(ETC) 사업에서 2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사업이 순항하면서 올해 1조 매출이 기정사실화 돼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제약사들의 성장세로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이 그간 침체된 상황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며 “항암제, 주요 질환 치료제 개발 등에 꾸준히 투자하고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어 올해 전반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적들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