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치솟는 리튬 가격이 국내 배터리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리튬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상대적으로 저가인 중국산 배터리가 경쟁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 업계는 대처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지난달 15일 기준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의 가격은 t당 17만5000위안(약 3274만원)을 기록하며 연말 t당 5만위안(약 935만원)에서 약 3배 이상 상승했다.
한국은 이달 요소수 사태에 이어 마그네슘, 리튬 등에서 공급망 취약점을 드러낸 바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중국 수입 품목 가운데 중간재 '관심품목'은 604개로 2007년에 비해 23.7%(116개) 증가했다. 요소, 실리콘, 마그네슘, 리튬 등 중간재 관심품목 절반 이상이 광업과 광물금속 업종에 속했다.
광물값이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배터리업계는 원가 절감을 위해 기존 ‘대세 배터리’였던 삼원계(NCM) 배터리 대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밀도가 낮고 무게도 무거워 그간 외면받았으나 배터리 구조 설계 등의 혁신을 통해 단점을 보완해나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이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키로 한 바 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업체들은 비싼 소재 비중을 낮추고 거대한 생산 규모를 통한 ‘규모의 경제’로 배터리 가격을 상승 압박을 방어하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과 재사용도 또 다른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활용과 재사용은 저렴하게 원자재를 조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급망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 양극재 등 소재 회사들은 사용후 배터리에서 니켈 등을 추출하는 공정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에코프로는 LG엔솔과 함께 1만 5000t 규모 폐배터리에서 40% 이상을 양극재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일부 가격 조정은 있겠지만 생산 효율이 높아지면서 배터리 가격은 궁극적으로 내려갈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제3의 업체들과 물밑에서 접촉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