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 '인력난'...성장 동력 소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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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업계 '인력난'...성장 동력 소실 우려
  • 이용 기자
  • 승인 2022.04.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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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 분야 "전문 인재 부족"
생산 분야 "지방 인력 모집 난항"
지역 불균형 해소와 이공계열 혜택 확대 우선
마곡산업단지 전경. 사진=서울시
마곡산업단지 전경. 사진=서울시
[매일일보 이용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인력 가뭄 현상이 계속될 경우 신약개발은 물론 차세대 산업 확보가 더뎌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인력 수급이 가장 시급한 곳은 연구개발 분야와 지방의 생산 공장이다.
최근 정부가 엔데믹 전환(풍토병화) 대응체계를 준비하면서 업계는 코로나19 관련 사업을 대체할 차세대 산업 확보에 착수한 상태다. 일동제약·대웅제약을 비롯한 주요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 진출해 올해 초 기술 수출·임상 성공 등 큰 성과를 이뤘다. 최근 성과에 힘입어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재 확충에 나섰지만 그중 연구개발·생산 분야 인력 모집이 쉽지 않아 사업 확장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연구개발 분야의 경우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보통 제약사는 신약 개발에 필요한 인재를 모집할 때 약학, 한약학, 화학, 생화학, 생물 계열 등 관련 분야의 석·박사 학위자를 우대한다. 문제는 해당 학과 졸업생이 타 학과에 비해 현저히 적다는 점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학과별 졸업생 현황에 따르면 2021년 화학·의료·의료공학·약학 졸업자는 전체 이공계열의 14% 수준이다. 업계는 이공계 기피 현상이 10년 이상 지속된 만큼 최근에는 석·박사 학위를 가진 인재를 찾기 더욱 어려워 졌다고 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의학·약학은 대학모집정원이 원래 적고 이들 대부분은 의사와 약사로 취업하기 때문에 의료계열 인재는 항상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화학 전공자의 경우 경·중공업 등 타 분야와 모집 조건이 겹쳐 인력 확보가 더욱 어려운 형국이다. 특히 최근 수도권 직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서울 인근에 연구시설을 갖춘 기업에게 인재를 빼앗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R&D센터 밀집 구역인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는 서울 내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조건 덕분에 이공계열 구직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현재 해당 구역에 R&D센터를 마련한 타 분야 기업은 LG그룹 계열사 9개와 롯데, 에스오일, 넥센타이어 등이다. 반면 주요 제약사 중에는 신신제약과 코오롱생명과학 등이 입주한 상태며, 대웅제약은 2024년 완공 예정으로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지방에 공장을 둔 기업은 특히 생산 인력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는 모집 난항의 주원인으로 인재의 수도권 쏠림 현상과 출퇴근 교통 인프라 부족을 꼽았다. 경기도의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지자체와 지역 특성화고에 공문까지 보내며 생산 인력을 수시 모집 중이지만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며 "그렇다고 모든 기업이 수도권에 생산시설을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기업 규제 축소 등으로 R&D 관련 산업 활성화를 밝힌 상태다. 당장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이공계열 기피현상과 지역 불균형 문제 해결이 먼저라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이공계열에 장학금·취업연계 등 혜택을 확대해 인재를 확보하고, 이들을 지방 기업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며 “수도권에 몰린 산업군을 지역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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