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과 사전 협의없이 “한다, 안 한다”
[매일일보 황경근 기자] 강원도가 주민들에게 카지노 레저세 부과방침 백지화를 약속해놓고 ‘폐광지역과의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는 것은 꺼져가는 레저세 불씨를 다시 살리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이 때문에 가뜩이나 레저세 추진과정에서 지역주민은 물론 해당 지자체와도 사전 협의가 없었던 최문순 강원도정의 ‘불통논란’이 다시 도마에 오르는 형국이다.
지난 5일 최문순 지사는 정선군 고한사북남면지역살리기공동추진위원회 최경식 위원장, 임원진 등과의 간담회에서 주민들이 반대하면 레저세 신설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최 지사는 “지역주민의 의사에 반하는 일방적인 레저세 부과계획에 사과한다”며 “폐광지역 주민이 반대하는 한 레저세 신설은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지사는 레저세 부과추진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상태에서 곧장 “강원도와 폐광지역과의 협의체를 구성해 레저세와 관련한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하자”고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주민들은 최 지사의 백지화 약속에 이어 강원랜드와 폐광지역을 모두 고사시키는 레저세 부과방침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무책임한 말 바꾸기의 전형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함억철 태백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레저세 부과계획에 대해 사과하고 레저세 신설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 협의체를 만들어 레저세 논의를 다시 한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함 국장은 “강원도와 폐광지역 사회단체 및 4개시군 관련자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은 레저세를 다시 추진하려는 꼼수에 다름아니다”며 “협의체 구성 참여는 들러리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재창 태백시현안대책위원장은 “최근 강원도에서 레저세 문제에 대해 간담회를 요청했지만 거절했다”면서 “이 시점에서 협의체 구성방안은 적절치 못하고 폐광지역 주민을 농락하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협의체는 강원도와 강원랜드 및 폐광지역 4개 시군 관계자와 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기구”라며 “레저세 논의도 필요하지만 결국 강원랜드와 폐광지역의 공동 발전을 모색하려는 기구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기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카지노 레저세 부과안(지방세법일부 개정안)을 발의하려던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원주갑)은 폐광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과 지역출신 염동열 의원의 반대 등으로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