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도서 대비 50대 이상 독자 비중 높아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요동치는 국제 경제와 장기화된 전쟁 국면 속 세계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대한민국 대표 서점 예스24의 집계 결과 올 상반기 세계사 도서는 작년 동기 대비 5.74%의 판매 성장률로 약진했다.
세계사 베스트셀러 살펴보니… 스테디셀러 및 미디어셀러 높은 인기
올 상반기 세계사 분야(세계사/세계문화·동양사/동양문화·서양사/서양문화·아프리카/중동/중남미/오세아니아 역사) 베스트셀러를 분석한 결과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스테디셀러와 인기 TV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방송 원작 미디어셀러의 판매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위에 오른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1988년 초판 출간 이후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지켜 온 책이다. 지난해 10월 전면 개정판으로 출간된 후 2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드레퓌스 사건부터 독일 통일과 소련 해체에 이르기까지 20세기 결정적 장면들을 다루며 역사를 보는 편향된 시각에 균형을 맞춰 준다.
올 초 새 시즌으로 돌아와 세계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환기한 tvN 프로그램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팀의 <벌거벗은 세계사> 시리즈는 나란히 2위와 3위에 올랐다.
세계를 뒤흔든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입체적으로 파헤치듯 보여 주며 승자와 패자 각 관점에서의 해석을 담아 독자들을 흥미로운 경험으로 이끈다는 평가다. 최근 어린이를 위한 버전으로 출간된 <벌거벗은 세계사 1>은 6월 넷째 주 기준 종합 베스트셀러에 18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의 영향으로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나 <폭격기의 달이 뜨면> 등 세계사 전개에 영향을 미친 주요 전쟁들에 대해 다룬 역사서도 높은 순위권에 자리했다.
◇세상의 역사와 우리의 일상이 만나는 순간 포착… 테마 세계사 각광
최근 세계사 도서 출간 경향을 살펴보면 일상과 밀접한 소재를 테마로 한 교양 상식 세계사 신간이 꾸준하다. 빵이나 술처럼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음식에 담긴 인류 문화사는 물론, 바이러스나 약처럼 세계사의 거대한 변곡점들을 만든 일상의 요소들을 테마로 어렵고 딱딱한 세계사를 보다 흥미롭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들이다. 6월 출간된 신간들 가운데서도 이러한 테마 세계사 도서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러-우 전쟁 국면에 우크라이나사 관심 급증… 신간 출간 및 판매 상승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전쟁의 원인과 두 나라를 둘러싼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자 관련 도서를 찾는 이들도 늘었다.
특히 그간 잘 다뤄지지 않았던 우크라이나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신간 출간도 크게 늘었다.
예스24의 집계 결과 2020년 단 한 권도 출간되지 않았던 우크라이나 관련 도서는 올 상반기에만 12권 출간됐고 판매량 역시 지난해 상반기 대비 3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는 고대에서 현대까지 유럽 강대국들의 침략을 받아온 고난의 우크라이나 통사다. 2월 출간 후 7주 연속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 20위권을 유지했고 올 상반기 세계사 분야 베스트셀러 5위를 기록했다.
6월 출간된 <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에는 전쟁 이전 목격한 우크라이나의 아름다움이 담담하게 기록돼 있다.
한편 러시아 역사서도 주목받고 있다. 전쟁이 발발한 2월 역사 분야 내 러시아 관련서는 전년 동기 대비 18.97%의 판매 성장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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