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다중채무액 195조원…연소득 5천 미만이 절반 이상
고금리인 2금융권 비중 높고, 변동금리 대부분…금리 상승에 취약
내년부터는 정부 현금지원도 종료…금융당국 대응책 마련 고심
고금리인 2금융권 비중 높고, 변동금리 대부분…금리 상승에 취약
내년부터는 정부 현금지원도 종료…금융당국 대응책 마련 고심
◇자영업 41만명 ‘다중채무자’…채무규모만 195조원
1일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 다중채무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자영업자) 차주 중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41만4964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자영업자 차주 중 12.7%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들이 빌린 다중채무금액은 195조원으로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금액(688조원)의 약 30%에 달했다. 자영업자 대출이 불어나는 속도도 심상치 않다. 다중채무 자영업자는 지난해 말 28만6839명에서 6개월 만에 13만명(44%)이나 급증했다. 지난해 약 9만명이 늘었는데 올해는 반년 만에 이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말(13만1053명)과 비교하면 3.2배 증가한 수치다. 6개월간 쌓인 다중채무자의 빚은 지난해 1년간 증가한 금액(33조원)과 맞먹었다. 특히 대출 상환 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연소득 5000만원 미만 차주가 5명 중 3명까지 늘며 위험 수위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연소득 5000만원 미만 차주는 58.7%를 차지해 지난해 말보다 2.4%포인트 증가했다. 3000만원대가 11만7377명(28.3%)으로 가장 많았고, 4000만원대 8만1350명(19.6%), 5000만원대 5만2203명(12.6%) 등 분포를 보였다. 5000만원 미만 차주 비중은 2019년 대비 8.9%포인트 증가한 반면 1억원 이상 차주(8.7%)는 6.2%포인트 감소했다.◇자영업대출 ‘1000조원’ 목전…70~80조원은 잠재부실 추산
전체 자영업자들이 보유한 대출 규모도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데도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자영업·소상공인 대출은 여전히 증가추세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23일 기준 자영업·소상공인 대출 잔액은 261조8959억원으로 한 달 새 1조3529억원 불었다. 올 초 대출 잔액과 비교해보면 증가 속도가 심상찮다. 연초인 1월 7일 기준 잔액이 253조 321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8개월 만에 8조8638억원이나 늘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국내 물가 상승세도 뚜렷해지면서 각종 운영 비용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내년부턴 현금지원도 종료…연쇄부실 방지책 시급
직접적인 현금 지원이 끊기는 내년 자영업자의 부실을 어떻게 막느냐가 금융시스템과 민생경제 안정에 핵심으로 부상했다. 다중채무자가 많은 상황이어서 부실이 여러 금융기관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크다. 금융당국은 전체 금융 시스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우선 금융당국은 자영업자를 △정상차주 △일시적 위기 차주 △구조적 위기(상환불능 또는 연체) 차주로 나눠서 금융지원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상차주는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고,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부실차주는 새출발기금으로 채무조정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부실 위험의 일부는 은행 자율지원으로 흡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가 예산을 들여서까지 저금리 대출로 대환해주는 것은 시장 원리를 거스를 뿐 아니라, 앞으로도 정부의 구제를 믿고 계속해서 대출자들이 변동금리를 선택토록 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권 다중채무자 현황 및 리스크 관리 방안’ 보고서에서 “잠재부실 위험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다중채무자의 신용대출과 일시상환대출을 중도 또는 만기 도래 시에 분할상환방식으로 전환해주거나 고금리 상품을 저금리·고정형 상품으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