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북한 경제를 위해 개혁‧개방이 필요하다는 입장의 한국은행 보고서가 나왔다. 봄 가뭄에 코로나19 환자 급증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북한 경제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은행 5일 ‘최근 5년의 북한경제 및 전망’ 보고서(BOK 이슈노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경제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간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국경 봉쇄 등이 마이너스 성장에 불을 지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5년간 11.4% 감소했다. 연간 평균 2.3% 내린 수준이다.
광업은 지난 5년 중 2017~2019년에 -10.1%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중화학공업 성장률은 -8.5%를 기록했다. 기타서비스업은 2020~2021년 -10.3% 역성장했고, 경공업은 같은 기간 -5.1% 꺾였다.
특히 북한은 2020년부터 2년 동안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했다. 이 기간 원자재 및 중간재 등 수입이 줄었다. 대북 제재에 의한 외화소득원 차단, 자본재 수입 금지는 북한 산업의 생산역량을 크게 후퇴시켰다.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국경봉쇄로 시장 부문의 경기는 위축됐고, 민생경제의 어려움은 더했다.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남북간 거래 제외)는 지난해 7억1000만달러로 급감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CPI) 기준으로 실질화해 보면 1955년 이후 최저치다. 대외무역은 수출이 급감하면서 2016년 65억달러에서 2018~2019년중 30억달러로 축소됐다. 국경봉쇄 등 악재가 시작된 2020년에는 9억달러, 2021년에는 7억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한은 측은 현 북한경제체제의 특성으로 볼 때 북한의 향후 잠재성장률은 1~1.5%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봄 가뭄과 5월 12일 이후 코로나19 의사 환자 급증 등 소식은 북한경제가 올해에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북한당국 발표 기준 7월 말 480만명에 달하는 의사 환자가 발생했음에도 방역단계를 완화하고, 교역 재개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는 것은 북한 경제가 현재와 같은 국경 봉쇄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현재 난국을 돌파하려면 외자도입에 우호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고, 경제체제의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저생산성의 덫을 벗어나는 것이 절실하다. 체제 전환에 준하는 통 큰 개혁, 개방, 획기적인 대외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