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액 3조원 미만으로 공급액 대비 11% 남짓에 그쳐
금융위, 주택 가격 요건 6억원까지 확대 방안 검토 중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지난달 15일 출시한 안심전환대출 신청 금액이 공급액 대비 11% 남짓에 그치면서 흥행 참패가 예고되고 있다. 자격조건이 까다롭고 금리 메리트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청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2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신청 접수 15일차인 지난 11일까지 접수된 안심전환대출 신청건수는 3만19건으로 집계됐다. 대출 신청 금액은 2조9098억원이다. 이는 당초 계획한 전체 안심전환대출 규모 25조원의 11.6%에 그치는 수준이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기에 대출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제1·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혼합형 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주택금융공사의 3%대 장기·고정금리 정책모기지로 대환해주는 정책 금융상품이다. 현재 안심전환대출의 금리는 연 3.8%(10년)∼4%(30년)이고, 저소득 청년층(만 39세 이하·소득 6000만원 이하)에는 연 3.7%(10년)∼3.9%(30년)가 적용된다.
안심전환대출 신청률이 저조한 이유는 신청할 수 있는 주택 가격이 4억원 이하로 매우 낮아서다. 신청 대상은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 주택 가격(시세 기준) 4억원 이하인 1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고, 기존 대출 잔액 범위에서 최대 2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주금공은 지난달 주택가격 3억원 이하 1주택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고 이달 6일부터 4억원 이하 주택으로 대상을 넓혔다. 주금공은 13일까지 대출신청자의 생년월일 끝자리별로 5부제 신청을 받아 오는 17일 접수를 마감할 계획이다. 영업일 기준 4일동안 추가적으로 신청받더라도 총 대출 규모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안심전환대출 대상을 보금자리론 기준에 맞춰 6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는 17일까지 접수를 진행한 뒤에도 신청 규모가 25조원에 미달할 경우 주택 가격 요건을 높여 2단계 접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6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심전환대출 적용 주택가격인 3억~4억원 한도가 서울을 기준으로 볼 때 비합리적인 것은 맞다”며 “현재 주택가격 4억원으로도 안되면 한도를 올릴 것이고, 이 제도를 운영해보고 재원 여유가 있으면 더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주택가격이 현 실정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안심전환대출이 흥행에 실패한 상황인데 주택가격 요건을 현재 기준인 4억원보다 올려야 한다. 우선 5억원으로 올리는 등 단계적으로 올리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도 금융당국이 서민금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안심전환대출 접수가 목표액 10%에 그쳤는데 대폭 확대 등을 비롯해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날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면서 신청 접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주금공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추가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리아며 아직 금리 조정 주기가 도래하지 않은 변동금리 차주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데 신청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