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기자] 강달러로 인한 환율 상승이 앞으로 2년 동안 무역수지 적자 폭을 68억달러 줄여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원화가치 하락이 중기적으로는 수출금액 확대로 이어지고 무역수지 적자폭 축소로 연결된다는 내용이다.  김준형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26일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이같이 내다봤다.  강달러로 인한 환율 상승이 중기적으로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자료의 핵심이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통상적으로 원화가치 하락은 국내 생산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게 되고 이로 인해 수출이 늘어나고 수입이 감소하는 효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무역수지 흑자폭 확대로 이어진다.  다만 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관측이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수출 둔화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와 3분기의 무역수지 적자폭은 60억달러 늘었다. 환율 상승이 적자폭을 20억달러 완화하는데 작용했지만 한국을 제외한 국가의 달러 대비 환율 변동이 적자폭을 80억달러 늘리는 효과를 낳은데 따른 것이다.  수출입금액 모두를 감소시키는 데 수출보다는 수입금액 감소가 더 컷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수출은 원화가치 하락이 심화되더라도 1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서서히 조정되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강달러가 지속되면 모든 교역국 자국 통화 기준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입 수요가 크게 위축된다. 구체적으로 모든 통화에 대비해 달러가 1% 상승하면 미국을 제외한 국가로의 수출물량은 0.90% 감소하며, 한국으로 국한하면 수입물량은 0.67% 감소한다.  김 연구위원은 "달러화 강세는 상대적으로 인플레 압력이 높은 미국의 상황과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반영된 결과"라며 "원화가치 하락과 수입물가 상승이 국내에서도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무역수지 적자폭 완화에도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김 연구위원은 외환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외환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한다면 수급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시장에서 가격이)결정되도록 용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수입물가 상승에 다른 취약계층 보호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석유류와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수입물가에 연동된 품목의 가격 상승이 취약계층의 부담을 증가시키므로 선별적으로나마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충고다.